'사이버 보안 강화' 명목과 달리 심리전단에서 차출
"박원순 퇴출" 등 정치적 댓글 작성…15년 군 경고 조치 내려
[뉴스핌=조세훈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 사이버 심리전 담당 요원 2명을 파견받아 경호처에서 근무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통령 멋진데"와 같은 정치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청와대 전경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사 530 심리전단 소속 요원 윤모 주무관과 정모 하사는 2011∼2012년 청와대 경호처에서 파견 근무했다.
당시 청와대 경호처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과 SNS 사용자 증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호 위협 요인에 대처하는 한편, 2012년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사이버 안전 전문인력을 파견받고자 한다"고 국방부에 협조 요청을 했다.
그러나 윤 주무관과 정 하사는 군 사이버사 재직 시절 사이버 심리전을 수행하는 등 비전문 인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점을 고려할 때 청와대 경호처가 두 사람을 파견받은 이유가 사이버 보안 업무 등과는 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윤 주무관은 청와대 근무시절 인터넷에서 수일에 걸쳐 70여 건의 정치 댓글과 트위터 글을 직접 작성했다. 그는 2012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언을 담은 기사에 "옳으신 말씀입니다. 종북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연평도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통닭 1000마리를 공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서는 "오~ 대통령 멋진데~"라는 댓글을 달았다.
윤 주무관은 근무 시간 중에 "박원순은 퇴출당해야 한다"는 설문에 투표했다'며 링크를 남기거나 '제주해군 기지가 해적 기지라니 그러면 북한군이 아군인가'라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했다.
윤 주무관은 사이버사의 선거 개입에 대한 군 검찰 수사가 이뤄진 후인 2015년 1월 말 군무원으로서 정치 댓글을 다수 작성한 사실이 적발돼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의원은 "비전문가인 심리전단 요원의 청와대 파견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청와대가 사이버사가 일심동체가 돼서 군의 정치 관여 활동을 지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