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퇴역장성 “북한과의 재래전 발생 가능성 50%”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한반도에서 재래전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서 하루 사이 사망자만 2만명 가량이 발생할 것이라고 미국의 퇴역장성이 밝혔다.
공군 준장을 지낸 롭 기븐스는 25일(현지시각)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전쟁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침공, 혹은 리비아나 시리아에서의 전투작전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를 것”이라며 그나마도 북한이 핵무기를 꺼내 들기 전까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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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
그는 결국 북한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전쟁인데 그 과정에서의 희생비용이 엄청날 수 있다며, 현재 미 국방부는 핵전쟁으로 가기 전 재래전으로만 매일 한국인 2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 장성을 지낸 플레처스쿨 학장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북한과의 재래전 발생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핵 전쟁 발생 가능성은 그보다 훨씬 낮은 10%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괌이나 미 영토 인근 섬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북한을 향해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에 나설 수 있는데, 이 때 김정은이 약해 보이지 않으려 더 강력히 반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 내 미군기지를 향해 대포를 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북방한계선에서의 사고와 같은 비교적 경미한 사건이나 도발이 발단이 돼 재래전으로 이어져 위기가 점차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배에 숨겨 컨테이너 항구 등으로 유입하는 등 더 극단적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기븐스는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미국을 공격하려 할 것이며 이기지 못한다 해도 분명 시도는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타브리디스 학장은 “쿠바 미사일 위기를 제외하고 역사상 핵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체제 붕괴라고 판단할 경우 핵무기를 꺼내 자폭하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군 통역관을 지내고 현재는 방어전략을 가르치고 있는 다니엘 핑스튼은 “북한은 장기 재래전을 할 수 없는 약한 입장”이라며 “초기에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하려다 오히려 이를 자극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기 체제가 과거보다 첨단화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재래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신문은 한반도 전쟁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요인 중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이 북한을 도우려 개입할 것인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군사 전략가 상당수는 중국 당국이 과거처럼 군대를 파견하진 않을 것이며 대신 공습을 통해 북한 정권을 지원할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문은 또 한반도 전쟁 이후 상황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전문연구기관 외교협회 소속 스콧 스나이더는 김정은이 제거된다 해도 권력 공백상태가 된다며 “북한의 미래가 시리아와 상당히 비슷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