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첫 여성대표 취임 2년만에 국내사업 손떼
[뉴스핌=전지현 기자] 보해양조 3세 임지선 대표가 취임 2년 만에 국내사업 일선에서 물러나 해외사업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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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제공=보해양조> |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국내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외사업을 맡기로 했다. 보해양조 국내사업은 채원영 대표(사장)이 총괄한다.
임 대표는 보해양조 창업주 故 임광행 회장의 손녀이자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1985년생)로, 지난 2015년 11월 취임했다.
임 대표는 주류업계 첫 여성 CEO로, 취임 직후부터 새바람을 일으켰다. 영업권을 직접 돌며 직원들과의 함께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소통경영'이 대표적이다. 아홉시반, 부라더#소다 등 젊은 감각의 신제품도 출시했다.
하지만 임 대표의 '젊은 감각 마법'은 통하지 않았다. 부라더#소다는 반짝인기에 그치며 판매량이 점차 줄어들었고 아홉시반도 판매량이 급감해 결국 생산을 중단했다.
서울사업부에 약 20여명이 넘는 인력을 충원해 서울·수도권 진출에 공을 들였으나 안방인 광주·전남 지역까지 점유율 하락이란 아픔도 겪어야 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보해양조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11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영업손실 60억원)은 첫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방소주라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내세웠던 연예인 마케팅(혜리, 김제동 등)에 따른 비용부담이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보해양조는 지난 1월 임원급 20~30%, 직원 10% 임금 반납이란 고육책을 써야만 했다. 지난 3월에는 사외이사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영입하며 기업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시장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임 대표의 첫작품 '부라더#소다'는 해외시장 전략상품으로 선보였고, 이후에도 미국 수출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네바다, 텍사스, 일리노이, 조지아 등 5개 주에서 판매하는 등 해외시장 판매에 공을 들였다.
두 달여 뒤에는 한국 주류업체로는 유일하게 뉴욕와인앤푸드페스티벌(NYCWFF)에 참가해 현지 세프에게 시음회를 진행,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파나소닉 인사팀장 등을 거친 임 대표의 글로벌 감각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국내 시장 매출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임 대표가 매출다각화 측면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