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강세 지속성 회의적..인민은행 유동성 공급 차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예상 밖의 강세를 연출한 가운데 중국 수출 업계가 벌어들인 달러화를 쌓아둔 채 풀지 않고 있다.
위안화의 상승 기류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헤지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의 시중 유동성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개인과 기업들이 상업은행을 통해 매도한 해외 통화는 지난 8월 기준 2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의 외화 포지션은 8월 21조5100억위안(3조270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외화 포지션은 인민은행이 외화를 사들이기 위해 발행하는 위안화 규모를 의미하는 것으로, 3년 전 기록한 고점 27조3000억위안에서 가파르게 떨어진 수치다.
중국 위안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5.4% 급등했다. 지난해 6.6% 떨어진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 셈이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와 기업들은 위안화 자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달러를 포함한 외화 자금을 확보해 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수출이 활황을 이루면서 인민은행은 달러와 그 밖에 외화에 대한 위안화 매도를 통해 국내 경제에 현금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외화 포지션이 가파르게 위축되면서 자금 시장의 유동성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와 대규모 자본 유출이 유동성 축소를 부추겼지만 인민은행의 외화 포지션 감소가 주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민간 경제 주체의 신규 외화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민은행의 총 유동성 관리에도 차질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민은행은 상업은행에 중단기 대출을 지원하는 등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단기 금리는 지난 1월 초 2.4%에서 3월 5%까지 치솟은 뒤 최근 3% 선으로 하락,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고 있다.
외환 매매를 통해 공급하는 자금은 궁극적으로 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중단기 대출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창증권의 지 링가오 채권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공급하는 자금은 더 이상 저비용이 아니다”라며 “뿐만 아니라 이는 실물경제를 이미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