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사이 신흥국 펀드로 17억달러 유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서 신흥국 자산으로 옮겨 탄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머징마켓의 정치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 사이 하이일드 본드에서 6억16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와 동시에 신흥국 펀드로 17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밀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선진국 채권 금리의 하락이 고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일부 정크본드 수익률이 미국 채권 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공격적인 ‘사자’로 하이일드 본드의 수익률이 떨어진 데 따라 투자 매력이 꺾였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한계 수위까지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섰다고 투자은행(IB) 업계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크리스친 힐 멀티애셋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머징마켓 채권 역시 수익률이 역사적 평균치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선진국의 정크본드보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토이저러스의 파산 신청으로 인해 미국의 신용 리스크가 크게 부상, 정크본드의 투자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채권이 인기를 얻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이외에 러시아와 브라질 등 주요국 경제가 침체를 탈피,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의 둔화도 관련 국가의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흥국 통화 강세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EPFR에 따르면 액티브 펀드의 이머징마켓 채권 보유 규모가 올들어 1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하이일드 펀드의 비중은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레지나 바로미오 하이일드 채권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머징마켓 채권 비중이 2013년 이후 최고치로 높아졌다”며 “정크본드의 차익을 실현한 뒤 라틴 아메리카 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투자 주의를 권고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지난달 채권 구루로 통하는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건드라크 대표는 글로벌 금리 상승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이머징마켓 채권에 공격적인 매도가 전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이틀 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고 12월 추가 금리인상 및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