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장, 협박성 장광설에 불편한 침묵 지배
[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연합(UN) 처녀 연설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은 개별국가 주권을 바탕으로한 '미국 우선주의'와 북한과 이란 등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인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설은 대통령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설적이고 두려움에 떨게하는 장광설이라는 평가도 나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각) 자 영국 가디언(The Guardian)과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내에서 행해오던 대립을 일삼는 스타일의 리더십을 전세계 무대에서도 멈추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 트럼프 연설 내 국가 주권 21번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먼저 트럼프 연설에서 두드러진 것은 미국 우선주의다. 트럼프가 이를 강조하기 위해 '주권'이라는 단어를 21번이나 사용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의 영원한 위대한 우방으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더 이상은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 도움이 되자 않은 일방적인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르단과 터키, 레바논에 대해 시리아 난민을 '최악으로 다룬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미국은 어떻게 하겠다는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리아 난민과 관련된 비용을 언급하면서 "미국에서 난민 한 명을 보살피는데 드는 비용으로 인접국에서 10명을 보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 지는 트럼프가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을 부각시키면 유엔에서 지구에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가 기후변화에 대해서 언급을 회피한 것이 눈에 띈다며 "지구가 우리와 협상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UN사무총장은 "과학이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은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로켓맨, 지옥으로" 막말에 총회장 불편한 침묵
대통령 당선 후 처음인 이번 UN연설에서 트럼프는 만일 미국에 위협이 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고 또 이란과 체결한 핵협정을 비난하면서 포기해야하는 '당혹스런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연설의 두개의 축 중에서 다른 하나다.
특히 트럼프는 북한의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부르면서, 지구상의 일부분이 "지옥으로 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제 회의에서 어울리지 않는 막말 수준의 트럼프 발언에 대개 지도자 연설 도중 갈채가 쏟아지는 국제적인 정치행사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고, 이날 총회장은 불편한 침묵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 참석한 자성남 북한 대사 등은 트럼프의 연설 순서가 되자 자리를 비웠고, 연설을 지켜본 이란 외무장관 자바드 자리프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무식하고 증오에 찬 연설은 중세시대에 어울리는 것"이라며 "여기는 21세기 유엔"이라고 말했다.
북핵이 위험하고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같은 입장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는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고 대화를 향한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력이 최선의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