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이미 경제 전쟁 중, 광적으로 덤벼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중단시킬 수 있는 군사적 해법이 없다는 주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에게서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 발언과 상반되는 주장이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사진=AP/뉴시스> |
17일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미국 잡지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편집자와 사적인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군사적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고위 정책자들이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 엇갈리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 같은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하는 배넌이 경질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발언과 관련, 블룸버그는 배넌이 공식적으로 기사화 할 의도 없이 아메리칸 프로스팩트의 공동 편집자인 로버트 커트너와 대화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배넌은 “군사 해법은 잊어라”라며 “전통적인 무기를 동원해 30분 이내에 서울 시민 수천만 명이 희생되지 않는다는 방정식을 누군가 풀어내기 전까지 군사적 해법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미국이 중국과 이미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배넌은 “경제 전쟁에서 오직 한 국가만이 승자로 부상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확장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중국과 경제 전쟁이 전부”라며 “이 문제에 광적으로 덤벼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에 계속 밀리면 5년, 최대 10년까지 회복 불가능한 지점에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넌은 무역 관행을 검토해 불공정한 행위에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는 통상법 301조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넌은 자신의 경질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관료들의 세력을 약화시키자 경쟁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한편 커트너 편집장은 기자들과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배넌이 자신과 얘기를 나눈 것은 그가 중국에 대한 잡지의 과거 기사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