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훈풍에 도쿄 오피스 공실률, 2.3%까지 하락
캡레이트 4%대로 매입단가 저렴
단, 5년 후 엑시트 리스크 고려해야
[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 자산가를 대상으로 일본 도쿄 지역의 오피스 건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업계 최초로 출시된다.
건물이 위치한 고토구는 서울로 치면 상암동 급으로 분류된다. 강남이나 여의도 등과는 견주기 힘들지만 공실률과 임대료 등을 고려할 때 도쿄 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달 말 ‘한국투자 도쿄오피스부동산’ 펀드를 출시한다. 도쿄 고토구의 오피스 지역 아리아케에 위치한 ‘아리아케센트럴타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지상20층, 지하1층 규모로 2011년 신축된 이 건물을 한투운용과 다이와하우스인더스트리가 50대 50으로 공동 투자했다.
매매가는 150억엔(약 1550억원)이고 1년차 캡레이트(Cap Rate)는 4.23%다. 캡레이트는 영업이익을 매입단가(세금 및 수수료 제외)로 나눈 비율이다.
도쿄 아리아케센트럴타워 |
전문가들은 4%대 초반의 캡레이트면 적정 매입가란 평가다. 고토구는 도쿄의 핵심 3구(치요다, 츄오, 미나토)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특히 건물이 위치한 아리아케 지역은 스포츠, 건강의 성지란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도쿄 올림픽 특수의 수혜지 중 하나로 분류된다.
임차인도 우수하다. 일본의 한국전력 격인 도쿄전력이 52.7%를 임차하고 있고, 다이와(14.9%)와 후지쯔(5.7%) 등이 나머지를 쓰고 있다. 7월 기준 임대율이 95.7%다. 도보 5분 내 두 곳의 전철역이 위치하고 있다.
최근 도쿄의 오피스 가격은 경기회복과 공실률 하락에 힘입어 상승세다. 2012년 7%가 넘던 공실률은 최근 2.3%까지 떨어졌고 임대료 상승률은 전년비 5%에 육박하고 있다.
한투운용 측은 "투자 대상 오피스는 아리아케 지역 내 가장 신축 건물로, 향후 3년 내 이 지역에는 신축 오피스가 예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배당 수익률은 7%대로 전망된다. 모집 펀드 규모는 약 600억원이다. 투자기간은 설정일로부터 5년이다. 투자원금과 배당금의 60~80% 수준에서 엔화에 대해 환헤지를 하므로 환리스크도 크지 않다.
일본 경기가 오랜 저성장의 늪에서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권재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분기 GDP가 연율로 4%까지 나왔다”며 “회복을 이끄는 게 내수나 설비투자라는 점에서 기업 전망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존스랑라살르(JLL)> |
다만, 임차인과 장기계약을 맺지 못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통상 임대차 계약기간이 2년으로 선진국 치고 매우 짧다.
아리아케센트럴타워 역시 도쿄전력과 일단 2020년 1월까지만 계약이 연장된 상황이다. 임대차 계약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매각(exit) 시점에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2년마다 재계약을 하지만 평균 임차기간이 10년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도쿄 타 지역의 임대료와 낮은 공실률을 감안할 때, 대규모 오피스가 이전해 갈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약점은 도쿄 내 핵심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해외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에 해외투자자가 오피스 투자를 한다고 하면 시내, 강남, 여의도 정도를 우선적으로 보듯이 도쿄도 마찬가지"라며 "캡 레이트가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시절에는 다 좋지만 나쁠 때 가장 타격을 덜 받는 곳은 역시 중심지"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