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우선협상자 SM그룹과 매각 본계약 체결
내달 관계인집회 뒤 최종 마무리..13년만에 주인 바뀌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새로운 주인을 찾던 경남기업이 3수 만에 사실상 매각에 성공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라마이다스(SM그룹)와 최근 M&A(인수합병) 본계약을 맺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SM그룹은 경남기업의 매각주간사(삼일회계법인)와 본계약을 맺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양측의 계약을 허가했다.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가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4주간 실사를 거쳐 이달 중 본계약 체결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보름 이상 일정을 앞당겼다. SM측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고 장기간 법정관리에 빠져있는 경남기업을 하루빨리 회생시켜야 한다는 경남기업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SM그룹인 계약금으로 인수대금의 10%를 낸 상태다. 약 70억원이다. 경남기업의 1~2차 매각 때는 몸값이 1000억원대로 평가됐다. 하지만 건설업황 부진에 M&A 흥행이 저조하고 잇달아 유찰되자 매각가격이 7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경남기업 채권단의 허가를 받는 과정이 마지막 절차다. 내달 관계인 집회를 열어 SM그룹이 제시한 회생계획 변경안 안건을 다룬다. 이 과정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경남기업은 SM그룹 품에 안긴다.
SM그룹은 경남기업 인수로 종합 건설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매출 구조를 토목, 플랜트 사업으로 넓힌다. 계열사인 우방건설산업과 합병한 뒤 덩치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인수한 태길종합건설과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등과 합치는 작업도 진행한다. 경남기업은 자산 규모가 4000억원대로 인수 기업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로 유명한 경남기업은 해외 건설업 면허 1호 기업이다. 고 성완종 회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베트남에서 추진한 1조원 규모의 ‘랜드마크72 빌딩’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분양률이 저조해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영업 손실이 이어진 데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도 누적돼 상장 폐지,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자산 매각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회사 규모는 크게 쪼그라들었다. 2000년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시공능력순위는 해가 갈수록 하락세다. 올해는 작년보다 13계단 하락한 48위로 내려앉았다. 1300여명에 달하던 직원수는 400여명으로 급감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정밀실사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인수 기업이 계약금이 낸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M&A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법정관리를 조만간 졸업하고 신규 수주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