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비관론자 마크 파버 아시아에 '무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이끌었던 IT 섹터가 후퇴하는 한편 이른바 굴뚝주가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무너지기 전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장 대표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류 변화가 전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 글룸, 붐 앤드 둠 리포트 대표는 1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를 투자자들의 낙관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의 교체에 주목했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필두로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던 IT 섹터가 힘을 다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지난 31일 다우존스 지수의 장중 최고치를 주도한 것이 전통적인 제조 부문이라는 것.
실제로 보잉과 셰브런, 존슨 앤 존슨, 홈디포, 버라이존 등이 강세를 보이며 다우존스 지수를 끌어올렸다.
파버는 “최근 뉴욕증시의 주도주 교체 움직임은 주가 폭락을 코 앞에 두고 1999~2000년 사이 나타났던 현상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식시장이 여전히 중앙은행의 값싼 유동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지만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여전히 주식과 채권을 사들여 시장 주변 자금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파버는 또 자산시장 전반의 가격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에 비해 낮은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의견이다.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채권시장의 버블 붕괴를 경고한 가운데 나온 주장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파버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아시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자산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이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고, 같은 비중의 주식 포트폴리오 역시 아시아와 유럽에 치중됐다는 것.
그는 이 밖에 금 관련 주식과 금속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