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지수 숏베팅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에 월가의 비관론자들이 백기를 들었다.
S&P500 지수에 대한 하락 베팅이 최근 한 주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랠리를 펼치자 공매도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서둘러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SPDR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하락 베팅이 389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겹치면서 주가 하락을 점쳤던 트레이더들이 예상이 어긋나자 하락 포지션에서 발을 뺀 결과다.
월가의 '곰'들은 주식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주가 수준이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의 수익성을 근간으로 볼 때 부풀려졌다는 얘기다.
공매도에 집중하는 상품의 전반적인 규모도 위축됐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숏 베팅에 주력하는 상품의 자산 규모가 지난 3월 말 기준 43억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2013년 말 71억달러에서 급감한 수치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비관론자들이 좌절감에 빠진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라며 "금리 급등이나 경기 침체 등 이들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여건이 당장 조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조정 기간의 단축도 비관론자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올들어 S&P500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 이상 떨어진 것은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이후 낙폭을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14.5일로, 지난해 평균치인 25.5일과 2015년 80일에서 크게 축소됐다.
뉴욕증시의 상승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은 주식을 대체할 만한 자산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3% 내외에서 거래, 지난해 말 2.446%에서 떨어졌다. 채권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대체 자산의 부재에 따른 주식 매입은 글로벌 주요 증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 펀드로 3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유입, 7주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