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 침대 처치 곤란...쓸 곳도 없어
[뉴스핌=조동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침대가 꽤나 고가인 탓에 버리기도, 그렇다고 재사용하기도 어려워 청와대가 처치곤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
박 전 대통령의 침대는 청와대 집무실인 본관 옆 공간에서 사용하던 약 475만원 상당의 침대 1개와 업무시간 외 휴식을 취하는 관저 2개(669만원과 80만원짜리 각 1개)로 총 3개다. 가격만으로는 1200만원이 넘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후 청와대에서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이사했다. 하지만 침대를 개인 사비가 아닌 국가예산으로 구입한 탓에 가지고 갈 수 없었다. 규정상 국가 예산으로 공용 물품을 구입하면 일정한 ‘사용연한’ 동안 처분할 수 없는 탓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 박 전 대통령의 침대 처분을 위해 중고로 파는 방안과 청와대 경내에서 숙직자 숙소ㆍ경호실 등에서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그러나 모두 적절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재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침대를 청와대 접견실 옆 대기 장소에 옮겨둔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의 침대 사태를 보고 있자니, 과거 필리핀의 ‘사치의 여왕’으로 불리던 이멜다가 떠오른다.
이멜다는 20여년간 독재와 경제파탄으로 민중봉기를 불러온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부인이다. 이멜다는 미스 필리핀 출신으로 미모를 자랑했지만, 필리핀 국민에게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온 몸을 사치품으로 치장하고 호화스런 생활을 즐겼다.
마르코스 부부는 1986년 '피플파워'로 불리는 민중봉기가 일어나자 하와이로 망명한다. 도망치듯 망명하게 되면서 구두와 명품의류들을 모두 챙기지 못했다.
이후 마르코스 부부가 지내던 말라카냥 궁에서 무려 3000켤레의 명품구두가 발견된다. 필리핀 국민들은 더욱 분개했다.
이후 이멜다의 구두 3000켤레는 모두 부정축재 재산으로 몰수가 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립박물관에 옮겨졌다. 하지만 관리소홀로 곰팡이가 슬고 심하게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