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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남북 군사당국·적십자회담 동시 제의…'베를린 구상' 본격화

기사입력 : 2017년07월17일 15:12

최종수정 : 2017년07월17일 15:12

북한에 21일 군사당국회담·8월 1일 적십자회담 공식 제안
조명균 통일 "북측,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17일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동시에 공식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밝힌 새 '한반도 평화 구상'에 따른 후속조치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 언론을 통해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오는 21일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후속조치로 국방부는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을 7월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7월 27일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해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서 차관은 이어 "북측은 현재 단절돼 있는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복원해 우리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회신해주기 바란다"면서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남북적십자회담을 열 것도 동시에 제안했다. 이 역시 앞선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오는 10월 4일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고 한 데 따른 것이다.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회장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등 인도적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오는 8월 1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상봉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바, 회담 성사 시 우리측에서는 김건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을 수석대표로 3명의 대표가 나가게 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베를린 구상 후속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

다만, 정부의 이 같은 대화 시도 노력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해 탈북한 북한 식당 여종업 등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잠꼬대 같은 궤변'이란 말로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평화의 미명 하에 늘어놓은 전반 내용들에는 외세에 빌붙어 동족을 압살하려는 대결의 저의가 깔려있다"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 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대해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북 제안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오늘 두 회담을 제안했다"며 "이 두 가지 사안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의 붕괴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그리고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면,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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