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효율성 떨어져 올해 8곳 그쳐
정부 '찜통교실' 대책 첫해부터 고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정부와 한전이 야심차게 선보인 '학교 태양광' 사업이 시행 첫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경제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현재까지 신청학교가 단 195곳 뿐이다. 4년간 4000개를 설치하겠다는 목표가 버겁기만 하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태양광 설치가 완료된 학교는 8개 뿐이다. 이 마저도 6개 학교는 준공 한달 미만으로 아직까지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난 11월 누진세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4000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용 가능한 공간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 활용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올해 초 발전 6사(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와 50대 50으로 합작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착수했다.
◆ 학교 연수입 400만원? 대부분 240만~320만원 그쳐
하지만 예상보다 학교 측 참여율이 저조해 한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칫하면 해당 사업을 재고해야 할 상황에 봉착한 것.
현재 한전이 출자한 SPC와 계약을 맺고 옥상 태양광을 운영중인 학교는 서울 수도공고, 대전 제일고 등 8개교에 불과하다.
서울 수도공고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사진=한국전력> |
한전은 지난 11월 누진세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4000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선 학교들이 경제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참여를 미루면서 한전의 학교 태양광 사업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태양광 설치 학교들은 SPC로부터 임대료를 지원 받는다. 태양광 발전을 희망하는 학교들이 SPC에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신청하면, 연 400만원까지 임대료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임대료는 설치 용량을 기준으로 한다. SPC는 발전용량 kW당 4만원을 학교 측에 임대료로 지불하는데, 최대 설치 용량이 100kW 기준이기에 최대 임대료가 400만원으로 책정된 것이다.
즉, 학교는 장소를 제공하고 SPC는 생산된 전력을 한전에 되팔아 발생된 수익을 학교에 임대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태양광 설치 학교들이 지급받는 임대료는 연 240만~320만원 수준으로 경제성 측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평균 설비 용량이 60~80kW에 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태양광 설치 기간이 평균 120일로 길어 효율성 측면에서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라 아직까지 학교 측의 참여율이 많이 저조하고 지역도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선 학교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해 학교 태양광 사업이 전국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SPC 매출 고작 6000만~7000만원…참여 학교 적어 '고전'
시행 초반부터 고전하기는 발전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참여 학교가 적어 수입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SPC가 학교 태양광 전력 생산을 통해 가져가는 수익은 학교 당 연간 1000만원 수준. 운영 중인 학교 8개를 다 합쳐도 연간 총 수익이 1억원을 넘지 않는다.
여기에 8개 학교에 지급하는 임대료 2000만~3000만원, 유지·보수비용 등 기타비용을 제외하면 SPC가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6000만~7000만원 남짓. 아직까지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학교옥상 태양광발전 설비 자료사진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실제 운영 사례로 따져보면 평균 발전시간 4.2시간을 기준으로 서울 수도공고의 경우 월 평균 전력생산량은 12,000kWh, 대전 제일고는 11,000kWh 수준이다.
이들 학교의 월 평균 전력생산량을 한전의 전기 매입단가(SMP) kW당 8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 수도공고의 경우 96만원, 대전 제일고는 88만원 가량이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서울 수도공고는 1152만원, 대전 제일고는 1056만원 수준에 그친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설치에 있어 공간의 제약이 많고 수익성도 아직까지 담보할 수 없어 경제성·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익성이 떨어지는건 맞지만 학교 측에 부수적인 수익을 올려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참여 학교가 늘어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