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자 폭언ㆍ폭행 논란에 14일 직접 나와 머리숙여
피해자에 직접사과는 못해.."상처 위로할 방법 찾겠다"
[뉴스핌=박미리 기자] 운전기사에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공식 사과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최근 갑질논란과 관련 공식 사과했다. <사진=뉴스핌> |
이장한 회장은 14일 오전 10시20분 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 대강당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최근 보도된 일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특히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일로 크게 실망했을 평소 종근당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종근당 임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끔한 질책과 비판을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상처받으신 분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또한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피해자들을 만나러 갔지만, 받아주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이 회장은 전 운전기사들이 그의 폭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상습 폭언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한겨레신문에 공개된 이 녹취록에는 "대갈통이 더럽게 나빠서" "도움이 안 되는 XX. 요즘 젊은 XXX들 빠릿빠릿한데 왜 우리 회사 오는 XX들은 다 이런지 몰라" "애비가 뭐하는 놈인데 제대로 못 가르치고 그러는거야"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또다른 녹취록에서도 이 회장은 "아 XX 참 거. 운전하기 싫으면 그만둬 이 XX야. 내가 니 똘마니냐 임마?" "XX 참. 건방지게 정말" "나이먹은 놈이 가르쳐주면 들어서 손해날 거 없잖아 이 XX야" "시끄러 임마" 등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부당한 대우로 최근 1년 사이에만 이 회장 운전기사 3명이 잇달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 후 병원 치료를 받는 등 후유장해를 겪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종근당 관계자는 "운전기사가 운전을 위험하는 상황이 반복돼 폭언을 한 것 같다"며 "다만 폭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종근당 창업주인 이종근 회장의 장남이다. 1952년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언론학을 마친 뒤 안성유리공업 상무, 한국로슈 상무, 한국롱프랑로라제약 대표 등을 거쳤다.
종근당에는 1993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부친이 별세하면서 1994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고,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도 역임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8320억원의 상위 제약사다. 진통제 '펜잘', 발기부전치료제 '센돔' 등의 제품이 유명하다. 1941년 궁본약방이 전신이고, 1946년 종근당약방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1956년 종근당제약사로 법인 전환했다.
2013년에는 기존 종근당을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인 종근당홀딩스(존속), 사업회사인 종근당(신설)으로 설립됐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