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 가속도 전망
[뉴스핌=김기락 기자] 신임 박상기 법무부 장관 임명에 검찰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새정부의 검찰 개혁 기조에 맞춘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면서, 고검장급 검사가 이미 떠났다. 일부 간부 검사들은 인사 후 거취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박상기 법무장관을 19일 임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국민의 검찰상 확립을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검찰개혁 작업을 부단히 수행할 것”이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심도있게 수렴하고, 국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는 등 관련 법령의 제정 및 개정이 신속하고도 목표에 부합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신임 법무장관에 이어 문무일(56·18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하면 법무부 탈검찰화를 비롯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 사법연수원 선배인 박성재(54·17기)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4·17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직서를 냈다. 이어 최근에는 유력 검찰총장 후보이자, 문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세인(54·18기) 광주고검장도 사의를 표했다.
문 후보자는 지난 6일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그런 논의가 시작된 발단과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다. 국민의 여망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패한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의 적이자 그 사람이 속했던 조직의 적”이라고 덧붙였다.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대대적인 검찰 간부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박근혜 정권과 유착했던 간부 검사들이 좌천되는 등 적지 않은 진통도 수반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대검찰청 청사에 검찰 깃발과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뉴시스] |
앞서 법무부가 고검장·검사장급 검사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내자, 윤갑근 대구고검장(53·19기)과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52·20기),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20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20기)이 사직했다.
윤 고검장은 지난해 ‘우병우 특별수사팀’의 수사팀장을 맡아 가족회사 ‘정강’ 횡령 의혹 등 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을 수사했으나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노승권(52·21기) 1차장검사도 대구지검장으로 좌천됐다. 노 차장검사의 고향이 대구다.
공석이 된 1차장검사 자리에는 윤대진(53·25기) 부산지검 2차장 검사가 새로 왔다. 윤 검사는 4년 만에 서울중앙지검 1차장 직무대리를 맡게 됐다. 윤 직무대리는 ‘리틀 윤석열’으로 불릴 만큼, 윤석열(57·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측근이다. 무엇보다 윤 직무대리가 주목받는 점은 강골 검사라는 점이다.
청와대 본관[뉴시스] |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윤 지검장과 함께 수사했을 때 정몽구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동반 사직서를 쓰고 결국 구속시켰다.
이에 따라 신임 검사장 및 고검장 자리가 최대 10여명으로 늘었다. 차장·부장검사 및 평검사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법조계는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핵심을 조직 변화로 보는 만큼, 전폭적인 인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발탁 인사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한 적폐청산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등에 힘을 보태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