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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상호 기자] MBC 해직언론인 박성제 전 기자가 현 정부 언론들의 기사 보도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박성제 전 기자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이 기레기라 불리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성제 전 기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이 다음 달 발표할 용역보고서에 '경유세를 휘발유세의 95%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어제 일부 언론이 취재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그 언론은 <단독> 타이틀을 붙여 '경유값 최대 1400원까지 오른다. 정부, 경유세 인상 검토중' 이라고 써버린다. '국책연구기관 = 정부' 라는 공식이 해괴하지만 상관없다. <단독>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전 기자는 “당연히 오늘 하루 종일 경제뉴스는 '경유세 인상' 논란으로 도배된다. 모든 언론들이 운수업계와 자영업자 다 죽는다면서 난리치고, 야당은 국회에서 호통치고, 종편 패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서민들부터 잡는다'고 조진다”라며 뉴스 보도에 따른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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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기자는 “그런데 문제의 연구용역은 작년 박근혜 정부 때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발주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 정부는 경유세 인상을 검토한 적 없다고 급히 발표한다”면서 “그러면 언론은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경유세 인상 검토한 적 없다’고 써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보도가 나오게 된 배경도 설명해 줘야 한다. 이게 팩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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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기자는 “그런데 지금 나오고 있는 기사들 좀 볼까요?”라며 ▲"경유세 인상 안한다" 서둘러 진화 ▲정부 경유세 인상 백지화 ▲경유세 인상 방침 철회 ▲경유세 인상 반발 여론에 화들짝 등 경유세 관련 기사 제목을 나열했다.
그는 “'진화' '백지화' '철회' '화들짝' 같은 단어를 써서 현 정부가 경유세 올리려고 했다가 반발여론에 밀려 두 손 든 것처럼 쓰고 있다. 거의 모든 언론이 비슷한 제목을 뽑았다”면서 “일단 조져놓고 앞뒤가 안 맞아도 그냥 밀어붙이는 거다. 그런 거 아니라고 팩트를 제시해도 무시한다”고 탄식했다.
박성제 전 기자는 “차라리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입이라도 다물면 좀 나은데 오히려 백지화 했다고 의기양양 또 속보를 쓴다. 이쯤 되면 말장난을 넘어선 왜곡”이라면서 “언론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그리고 언론개혁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말자”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성제 기자는 지난 2012년 촉발된 MBC 장기 파업의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됐다. 법원은 이에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사진 박성제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