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리서 연달아 루이비통 고위 관계자 미팅
"명품 유치로 경쟁력 높이고, 자존심 회복 기대"
[뉴스핌=이에라 기자] 두타면세점이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두산 오너가(家) 4세인 박서원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가 한국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루이비통 고위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입점을 타진중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서원 전무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 컨퍼런스에 참석해 루이비통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박서원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 |
비바 테크놀로지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로드쇼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스타트업 수만 5000여곳으로 연설자만 4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혁신상'을 수여하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도 행사장 안에 부스를 설치했다. LVMH그룹은 루이비통, 디올, 셀린, 지방시, 겐조, 펜디 등은 유명 명품 브랜드를 보유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과 LVMH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이안 로저스는 강연자로 직접 나섰다. 이안 로저스는 애플에서 수석디렉터를 맡은 적 있는 디지털 전문가다.
박 전무는 이들의 강연장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고, 리셉션장에서는 루이비통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아르노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앙투완 아르노 마케팅 홍보 담당자, 지방시 향수(Parfums Givenchy)를 담당하는 로메인 스피처 회장과도 만났다.
또한 박 전무는 파리 루이비통 본사도 방문해 관계자들과 미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조현욱 LVMH코리아 대표도 동행했다.
앞서 박 전무는 이달 초에도 서울을 찾은 아르노 회장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루이비통 전시회 전야제 행사에서다. 박 전무는 아르노 회장과 루이비통 관계자들과 만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공개적으로 게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타면세점은 오픈 당시 루이비통을 비롯, 에르메스 샤넬 3대 명품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오픈 전부터 박 전무는 샤넬과 루이비통 본사에 방문해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들을 입점시키는데 실패했다.
또 다른 신규면세점인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루이비통 입점을 확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명품 파워에 밀린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친 두타면세점은 적자를 이어갔다. 6~7월경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던 전망과 달리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에는 9개층을 사용하던 면세구역을 6개층으로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루이비통이 입점될 경우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동대문'이 명품과는 거리가 멀다던 부정적 이미지도 털어낼 수 있는데다 명품 유치로 경쟁력과 자존심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을 포함해 글로벌 3대 명품이 면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0~20% 정도다. 면세점이 명품 유치시 챙길수 있는 수익성 외에도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3대 명품의 입점 여부가 경쟁력이되면서 자존심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타면세점 측은 "(박서원 전무는) 과거 유럽 출장 당시에도 루이비통을 비롯해 명품업체 관계자들과 미팅해왔기 때문에 이번 파리 방문을 입점과 연관시키는 것은 성급하다"면서도 "명품 유치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