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상조 임명 강행으로 사실상 협치 깨져
지지 여론 높은 강경화도 임명 예고
김상곤 안경환 조대엽 중 1~2명 탈락할 가능성도 거론
[뉴스핌=송의준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각 구성 마무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야당과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야당들이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판정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역시 부적격으로 규정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 의지도 분명히 하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야당에 협조를 구할 사안에 대해선 최대한 협조를 구하겠지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자질 검증보다는 지나친 정치공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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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청와대는 이번 정부가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비상시국에 출범하면서 인사 검증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야당과의 ‘협치’ 분위기를 깨면서까지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은 무엇보다 80%를 넘나드는 여론의 탄탄한 지원이 있어서다.
16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83%로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임명하기 전인 지난주보다 오히려 1%p(포인트) 올랐다.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의지까지 밝힌 상황에서 긍정평가가 늘었다는 점이 청와대로서는 무엇보다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다른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60%가 넘었던 것도 청와대가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이유다.
문 대통령도 지난 15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야권의 장관 인사 반대가 여론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처럼 과거 정부 초기보다 월등한 국정수행 지지율을 바탕으로 조속히 내각 구성을 마무리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고 쌓여있는 시급한 현안들을 처리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속내인 셈이다.
하지만 국정지지율이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계속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방통행식 ‘마이웨이’는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과 정부 사이의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북이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허위 혼인신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실 인사검증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여론의 향배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알 수 없다. 안 후보자는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장 “현재 참사 수준으로 계속되고 있는 대통령 인사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에 있다"며 "인사검증의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냐. 국회로 보내는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을 최소한의 검증이라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선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안경환 후보자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고 있어 이 중 1~2명의 탈락자가 나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