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감축 단행 필요…장기 목표 제시하라"
[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의에 대한 비판이 들끓고 있다. 감산을 결정했음에도 시장에 의미 있는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OPEC이 추가 조치를 내놓거나,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더 세련되게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 산유량 감축 합의를 9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연장 결정에도 국제유가는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여전히 배럴당 48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고 브렌트유 값도 50달러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5월 월간으로도 두 유가 모두 하락해 브렌트유는 5개월 연속, WTI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최근 1개월간 WTI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와 비(非)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가 공동성명까지 내놓으면서 "무엇이든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 반응은 시들한 것이다.
지난 1일 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빈 M. 밀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이번 OPEC 회의의 감산 결과가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으며, 시장 수급균형을 이루는 데도 미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OPEC이 유가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더 큰 폭의 감산을 단행하거나 ▲미국 셰일업체를 시장에서 완전히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생산량을 더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OPEC이 산유량을 1~1.5%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OPEC의 감산 규모를 일일 30만배럴 확대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생산량이었던 일일 3200만배럴의 약 1% 규모다.
이 경우 OPEC은 현재 합의한 120만배럴의 감산 규모를 150만배럴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수석연구원은 "OPEC 회원국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처럼 시장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OPEC이 단기 목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감산 정책을 설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커리 수석은 "OPEC이 원유 재고를 정상 수준까지 줄이는 단기 전략에 대해서는 논의했으나 출구전략을 설명하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OPEC이 조만간 출구 전략을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지도 모르며 전달력을 개선할 방법을 찾으려면 연준이 최근 취한 방법들을 찾아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