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인용되면 씨티은행 차세대 전략 수정 불가피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내세운 국내 점포 80%를 폐점한다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전략’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폐점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가처분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씨티은행의 폐점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 씨티은행 폐점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은 씨티은행은 지난 3월 133개 점포 중 101개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에 관한 것이다.
노조 측은 “근로자 대부분이 근무지를 잃고 콜센터로 편입되는 결정임에도 사측은 노조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른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후 본안 소송을 통해 씨티은행의 폐점을 막기 위한 법적 다툼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폐점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점포를 통폐합하기로 한 상태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소송을 받아들인다면 씨티은행은 각 점포의 임대 계약부터 해결해야한다. 아울러 본안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내년까지 ‘차세대 소비자 금융전략’을 시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은 가처분신청의 기각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씨티은행 측은 “영업점 통합은 은행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지난 2014년도에도 노동조합이 동일하게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며 “노동조합의 불법성이 있는 쟁의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 및 경영권 등 본질적 사항은 노조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노조 측은 “지난 2014년 지점 폐점 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된 사유가 인근 영업점에서 해당 인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며 “하지만 이번 폐점은 인근 영업점 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노사 양측 관계는 골이 깊게 파인 상태다. 이번 가처분소송에 앞서 지난달 30일 씨티은행은 노조와 노조위원장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항의 현수막 및 투쟁차량에 대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도 제기했다.
노조는 기존에 진행하던 정시 출퇴근, 모든 회의 미참석 등의 준법투쟁에 최근 보험판매자에 대한 고객 소개 금지, 방카슈랑스 판매금지 등의 방식까지 추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