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80% 축소 선언에 노조 “10일부터 태업 개시”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금융권의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은행의 구조조정 및 몸집 줄이기가 한창인 와중에 전국 점포 80%를 철수하는 소비자금융전략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금융전략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성과는커녕 노조와의 갈등만 치열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노조는 쟁의행위를 가결하면서 오는 10일부터 대규모 쟁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일 씨티은행 등에 따르면 씨티은행 노사의 갈등은 지난 3월 말 발표한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 발표’ 이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씨티은행은 2020년까지 자산관리 고객 50%, 투자자산 규모 2배 증가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가장 핵심은 폐점이었다.
전국 133곳 중 80%에 달하는 101곳의 점포를 올 하반기까지 없애겠다고 선언한 것. 대신 사라지는 점포의 인력은 비대면 전문영업을 위한 고객가치센터 및 고객집중센터를 신설해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비대면을 위한 부서 해당 신설센터가 사실상 콜센터라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서 근무 중인 인력들이 일제히 서울에 위치한 비대면 영업센터로 출근해야 한다는 점도 반발을 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권에서 수백명 규모로 비대면 영업을 나선 사례가 전무하다 보니 내부적 불안감도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비대면 영업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결국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씨티은행 노사는 중앙노동위의 쟁의조정을 거치는 중이다. 지금까지 두 번의 추가교섭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오는 8일 3차 조정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교섭이 무산될 경우 노조는 단체행동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4% 찬성률로 가결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측 태도를 본다면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오는 10일부터 정시 출퇴근, 현장 지원 금지 등의 태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씨티은행 측의 태도도 단호한 상황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면서도 “폐점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전략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앞으로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이 씨티은행의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씨티은행의 미래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