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반 후판보다 20만원 싼 CS400 판매
중국 철강, 가격 경쟁력 앞세워 국내시장 50% 잠식
[뉴스핌=전민준 기자] 현대제철이 중국산 철강제품과 맞대응하기 위해 저가 후판을 출시했다.
중국 철강기업들은 현대제철보다 톤(t)당 10만원 저렴한 후판으로 연간 500만t의 국내 건설용 후판시장을 잠식했다. 이 시장 2위인 현대제철은 처음으로 수입대응제품을 생산, 맞대응에 나선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달 1일부터 건설용 수입대응 후판인 'CS400(제품명)'을 고객사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CS400의 품질은 기존 현대제철 일반 후판보다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공급가격은 t당 40만원으로 기존 현대제철 및 중국산 후판보다 각각 20만원, 5만원 더 싸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현대제철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생산하는 후판.<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이 저가제품 생산에 나선 것은 주력인 조선용 후판은 고급제품으로 승부하고, 비주력인 건설용 후판은 중국산에 맞서 가격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강제품으로, 선박에 쓰이는 조선용과 건축물에 들어가는 건설용으로 나뉜다.
국내 후판시장에서 조선용은 700만t, 건설용은 500만t이다. 이 중 건설용은 최근 중국산 저가 후판의 대대적인 가격 공세로 빠르게 잠식, 중국산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겼다.
특히 중국산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건설용에 이어 조선용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 철강기업들은 이미 도산했거나, 생존 위기에 다다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장가동률과 수익성 측면을 모두 고려해 유동적으로 수입대응제품을 운용할 계획이다"며 "후판 지정점을 중심으로 5월 말부터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CS400 생산목표는 2만4000t이다. 중장기적으로 이를 24만t까지 늘려, 전체 건설용 후판의 20%를 CS400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입대응재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확대 움직임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중국산을 중심으로 한 수입시장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전했다.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은 수주 부진으로 후판 가격 인하를 지속 요청 중이다. 이에 일반 후판도 t당 55만원에 거래되는 경우가 간혹 나오고 있다.
일반 후판 가격이 떨어지면, 현대제철 입장에선 수입대응 후판을 생산하는 의미가 옅어지는 게 사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 가격 인하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초기니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