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위기 당시 진출 기업 전략 적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위기와 경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그리스가 공격적인 글로벌 기업가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1분기 그리스 경제가 재차 침체에 빠지며 부실한 펀더멘털을 드러냈지만 극장부터 금광까지 쏠쏠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
그리스 <사진=블룸버그> |
3차 구제금융 집행과 내년 강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담대하게 그리스 시장으로 뛰어드는 경영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에게해와 인접한 운 살로니카 쇼핑몰에서 2년 전 영화관을 오픈한 호주 시네플렉스는 최근까지 상영관을 8개로 확장하며 비즈니스를 키워 왔다.
그리스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이지만 만족할 만한 수익성을 올리고 있고,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EU 탈퇴) 리스크가 급부상했던 2년 전으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투자 결정이었지만 단시간 안에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그리스의 정치, 경제 및 규제 측면의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기업가들의 관심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채권국이 860억유로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여기에 바닥권으로 떨어진 임금 수준과 자산 가격 역시 커다란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또 유럽 지역의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리스의 입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호주의 재활용 및 팩키징 그룹 프린스혼 홀딩은 루마니아와 터키 등 유럽 지역의 비즈니스 확대 일환으로 2015년 그리스의 소규모 패키징 업체 바이오틱을 인수했다.
코드 프린스혼 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는 난관이 많은 시장이지만 잠재 기회 역시 크다”며 “유럽 다른 지역보다 고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아테네 근교에 위치한 바이오틱은 설비를 세 배 늘렸다. 그리스 기업들의 수출이 살아나면서 패키징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프린스혼은 앞으로 20~30년 후를 내다본 투자라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 그리스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이다. 그리스 자회사 파파스트라토스에 3억유로를 투입, 전통적인 담배 회사를 전자담배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캐나다 엘도라도 골드는 그리스 북부에 1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금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그리스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에게 리스크 요인이 없지 않다. 경기 불황 이외에 감독 당국의 자본 통제와 느린 행정 등 불만들이 적지 않은 상황.
경영자들은 각 산업의 리스크 요인들을 꼼꼼하게 살피는 한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