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배치', '완전 철수' 둘다 가능성 낮아
레이더 범위 축소 등 절충안 내면 관계 개선 가능
[뉴스핌=황세원 기자] 19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면담한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도 이번 면담을 계기로 한중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일부 전문가는 한국이 수용 가능한 절충안을 내놓는다면, 사드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양국관계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군방정보학원(國防信息學院) 우민원(吳敏文)연구원은 중궈칭녠바오(中國青年報, 중국청년보) 칼럼에서 “한국 새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균형 외교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 할 것"이라며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상태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의 양해를 구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연구원은 칼럼을 통해 사드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한국이 사드를 완전히 철수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거듭되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이 원하는 대로 사드를 철수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보는 한국인이 가장 관심을 갖는 민감한 이슈 중 하나”라며 “과거 노무현 정부도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권 퇴진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모든 상황을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 연구원은 “사드 배치는 강력한 한미동맹관계와 다수 한국인의 의견을 바탕으로 진행한 것인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우 연구원은 한미 양국간 공조 확대 및 사드 지속 배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정치 행보를 봤을 때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우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했으며 취임 후 연설에서도 사드 한반도 배치 재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며 “특히 최근 한중 관계 해빙 무드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새 정권이 두번째 시나리오를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우 연구원은 한국이 사드의 추가 장비 반입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외교 전략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절충안을 내놓는다면 양국간 합의도 기대할 수 있다”며 “예컨대 기존 사드 레이더의 범위를 축소하거나 중국이 레이더 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중국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 연구원은 “사드 레이더 관측 범위를 한반도 국경으로 제한하고, 그 외 중국 근접 지역 관측에 대해 중국에 공조를 요청하는 것도 협력 가능한 방안”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드 갈등의 가장 큰 문제는 양국 상호간 신뢰가 심각히 무너졌다는 것"이라며 "양국은 사드 문제와 관련 수용가능한 범주에서 합의점을 모색해 장기적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