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전환형펀드 올해 26개 출시..1000억유입 '흥행'
신고점 돌파, 시장은 '후끈'…"위험자산 늘릴 때"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4일 오후 2시2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내놓기 무섭게 팔린다. 공모펀드 시장의 신뢰 상실과 소규모 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한, 여기에 사상 최고치 증시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규 펀드 출시가 거의 정체돼 있는 환경 속에서 목표전환형펀드의 활약은 더욱 눈에 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증시 상승세에 뛰어드는 기회를 놓친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목표전환형펀드의 인기가 뜨겁다.
주식시장 상승을 구경만 하기엔 아쉽고 또다시 손실을 보긴 두려운 투자자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투자전략은 무얼까?
◆ '못 먹을까 무서워' 돌다리 두드리는 개인
최근 목표전환형펀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펀드는 주식형 펀드로 운용되다 투자자에게 제시한 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채권형으로 전환돼 안정적으로 운용된다. 통상적 목표수익률은 5~7% 사이. 펀드 시장의 대표적 단기투자형 상품으로 꼽힌다.
인기 이유는 간단하다. 수년간 반복돼 온 박스권 증시에서 이익 실현의 기회를 번번이 놓쳤던 투자자들이 적정한 성과를 실현하기 위해 차선책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
올들어 4월 말까지 출시된 목표전환형펀드는 26개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29개) 이후 가장 많다. 지난 2012년 이후 5년간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 전체(24개)보다도 많은 숫자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으면서 일반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목표전환형펀드로는 되레 1000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판매한 '삼성 대한민국정예기업 목표전환형펀드'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을 발굴해 대표 핵심 기업 30~50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펀드 콘셉트 자체는 일반 공모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펀드는 올해 판매된 주식형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350억원을 끌어모았다. 약 한 달 전 KB국민은행을 통해 판매된 '삼성든든한코리아리딩펀드' 판매액이 60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 수요가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대형은행 PB팀장은 "고점에 대한 부담으로 가입을 망설이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투자+안정'이라는 이미지의 목표전환형펀드에 부담을 덜 갖게 된다"며 "최근 목표수익률 미달성시 보수 인하 등 장치도 보완돼 PB 입장에서도 투자 유인이 쉬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 대세 상승장 임박, 목표전환펀드로 투자 타이밍 놓칠 수도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근본적 차이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엇갈린다.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익 증가와 정치 불확실성의 해소, 수급 다변화, 글로벌 증시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는 데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4일 오전 장중 2232선을 넘으며 6년 만에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 기술적 분석상 상승 추진 파동의 고점인 2231을 돌파한 후 기존 박스권의 2배 수준인 2697~2818선을 목표로 한 흐름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과거 대선 이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해볼 때 19대 대통령 취임 이후 임기 1~2년 차에 양호한 수익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도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1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에 대한 신뢰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고 내면적 펀더멘털의 저평가, 주주환원정책의 강화 흐름 등으로 볼 때 이번 강세장은 2500선도 무리없는 국면"이라며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까지 고려한다면 2~3분기동안 활황을 보이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대세 상승장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박스권 시장에서 적정한 수준의 이익실현 타이밍을 관리해주는 목표전환형펀드는 현재 흐름에서 최선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는 실질 가격이 증시 기준 1900p 수준인 종목이 아직 더 많다"며 "조정을 기다리는 기관이나 개인들의 대기 매수세가 많아 박스권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부동자금들도 시장에 들어오면서 수급에서도 상승세가 뒷받침 될 것이다. 현재 지수를 두려워하며 목표전환형펀드 등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하루빨리 주식형 자산을 담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펀드 매니저도 "목표전환형펀드가 제시한 수익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되면 오히려 그 이후 다시 투자 타이밍을 잡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지 않은 투자자라면 장기 성과가 안정적인 펀드에 가입해 목표수익률을 정한 뒤 차익실현하는 것이 이중보수 부담 등을 줄이는 선택일 수 있다"며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큰 만큼 좀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추가 수익 확보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