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식통 "北, 원산서 역대 최대 화력훈련"…김정은 참관한 듯
미국, 핵항모 칼빈슨·핵잠수함 미시간 한반도 파견 대북압박 강화
[뉴스핌=이영태 기자] 군 당국은 25일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건군절을 맞아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건군절을 계기로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대규모 화력훈련을 실시중이며, 전날 중앙보고대회에선 미국의 대북압박에 끝까지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 건군절을 맞아 추가 도발을 감행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의 한 초소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사진=뉴시스> |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 동향에 대해 "현재까지 직접적인 도발과 관련된 특이동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군절 기념행사 등 북한 정권의 활동에 대해선 "우리 정부 당국이 포착한 내용 중에는 중앙보고대회와 각종 축하행사 등 예년과 유사한 활동들이 확인됐다"고 답했다.
건군절 특이동향과 관련,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이 이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이 오늘 원산 일대에서 대규모 화력훈련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귀띔했다. 북한군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참관 아래 장사정포 등 300∼400문을 투입해 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이번 훈련은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한미 양국에 대한 무력시위인 것으로 관측된다"며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장사정포는 수도권을 사정권에 두는 위협적인 무기"라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화력훈련은 한미 군 당국이 지난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진행 중인 연합 화력훈련에 대한 맞불 시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기 포천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중인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에는 한미 군의 최신예 화력 무기체계와 병력 2000여 명이 투입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건군절을 계기로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전략적 도발 대신 화력훈련으로 무력시위를 대신함으로써 정세 관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건군절을 맞아 북한은 전날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여는 등 경축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그러나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을 동원한 미국의 고강도 대북압박에 대해선 '대미항전'을 강조하고 있다.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중앙보고대회에서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팰 우리 식의 초정밀화되고 지능화된 위력한 타격수단들이 이미 실전배비(배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 침략군 기지들과 미 본토를 조준경 안에 잡아넣은 우리 핵공격 수단들은 지금 이 시각도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며 "적들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천하무도한 군사적 모험의 길로 나오려고 한다면 강력한 핵 선제타격으로 침략의 아성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애버리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성취하고야 말 것"고 위협했다.
미국은 북한이 건군절을 전후로 대형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미시간함을 한반도 해역으로 파견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도 이날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며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 전투기 9대가 비행 중이라는 서울시민들의 제보와 관련, 공군 관계자는 "이번 주 토요일(29일) 오전에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가 개최된다"며 "그래서 공군 블랙이글스팀이 관련된 축하비행을 하게 돼 있고, 오늘하고 내일 양일간에 걸쳐서 예행연습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오늘 오전하고 오후, 내일도 12시하고 15시까지 네 차례에 걸쳐서 예행연습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