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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목요기획'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의 한계를 넘어선 로봇들의 향연을 전한다. <사진=KBS> |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목요기획’은 20일 밤 11시40분 ‘장애인의 날 특집 - 로봇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 편을 방송한다.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꺽는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로봇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놀라울 만큼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로봇기술은 삶의 질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날 ‘목요기획’은 장애인의 날 특집으로 장애의 한계를 넘어선 로봇들의 향연을 전한다.
2016년 10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계 최초로 생체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Cybathlon)’이 개최됐다.
세계 최초인 만큼 출전 선수들의 모습도 일반 선수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출전 선수 모두 로봇이나 의족을 착용한 장애인이라는 것. 로봇을 착용한 장애인 선수들이 장애물 넘기, 휠체어 경주 등의 스포츠로 실력을 겨루는 로봇 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이다.
사이배슬론은 단순한 올림픽이 아닌, 로봇과 한 몸이 되어 스포츠에 도전하는 장애인들의 희망이자 새로운 삶의 시발점이다. 또한 전 세계 로봇 공학도 60개 팀의 치열한 두뇌 전쟁을 벌이게 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 현장에 참가한 한국 팀도 있다. 긴장되는 경쟁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대한민국 로봇 공학도 두 팀을 ‘목요기획’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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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기획'에서는 사이배슬론에 참가하는 김종배 교수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KBS> |
늦은 밤, 몇 달째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사이배슬론 대회에 참가할 로봇을 만드는 연세대 김종배 교수와 청년 벤처기업 인에이블 직원들의 연구실이다.
연구팀의 리더이자 선수로 사이배슬론에 참가하는 연세대 김종배 교수에게 이 연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수년 전, 카이스트 산업공학을 전공하던 그는 불의의 추락 사고로 전신 마비 장애 판정을 받게 된다. 촉망받는 재자(才子)였던 그에게 전신 마비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었다.
사고 후, 8년간의 긴 시간이 지난 끝에 그에게도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 일본에서 수입된 ‘전동휠체어’를 만나게 된 것. 미국 피츠버그 공대에서 재활공학 연구를 마치고, 우리나라 국립재활연구소를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모두 전동휠체어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결국 로봇기술은 인간을 향한 기술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한 셈이다.
일상생활은 물론, 운전까지 직접 할 수 있을 정도로 로봇의 덕을 보는 중인 김종배 교수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계단을 오르는 전동휠체어’를 개발하는 것. 단순히 계단을 오르는 전동휠체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닌, 다른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계단 오르는 전동휠체어’를 만드는 것이 그의 진짜 목표다.
지난 1년간 김 교수와 벤처기업 ‘인에이블’의 젊은 청년들은 바퀴와 캐터필러를 이용한 ‘계단 오르는 전동휠체어’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휠체어가 계단을 오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기다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과연 그는 그가 개발한 전동휠체어로 희망의 계단을 오를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로봇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세계 로봇 강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로봇 불모지인 현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소 무모한 도전에 출사표를 던진 이가 있었다. 바로 서강대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다.
그들의 도전 종목은 ‘로봇 슈트로 걷기’.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는 중증장애인의 몸에서 초미세 신경 반응을 읽어내는 장비를 만들다 보니 설계부터 선수 선발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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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기획'에서는 로봇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 현장을 전한다. <사진=KBS> |
그런 그들과 뜻을 함께할 이가 나타났다. 18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지 마비 장애인이 된 김병욱 선수다. 그는 공경철 교수팀이 개발한 ‘외골격 착용 로봇’의 도움을 받아 18년 만에 두 다리로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있던 근육은 쉽게 움직이지 않고 로봇 다리가 장착된 기계를 센서에 연결해 레이스를 펼치는 일은 김병욱 선수에게 여전히 먼 미래의 일만 같다.
허리 아래로는 감각이 없기 때문에 작은 부상에도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 그렇게 1년 반의 긴 시간 동안 공경철 교수팀과 김병욱 선수는 긴장과 희망 속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다.
드디어 로봇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 출전 당일. 이들이 헤쳐 나온 시간, 땀 그리고 노력의 결실을 보여줄 순간이다. 장애라는 한계를 딛고 모든 장애인이 평범하게 생활하게 될 미래를 꿈꾸는 두 선수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질지 장애인의 날 특집 ‘목요기획’에서 전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