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부처와 중앙회 추천 행추위원, 합의 어려워
20일 회의도 회의적...차기 정권서 재공모 관측
[뉴스핌=김연순 기자] 오는 20일로 예정된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가 새삼 금융권 주목을 받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출도 아닌 자산 27조원 규모의 수협은행장 선출이 왜 이목을 끄는 걸까. 우선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첫 행장 선출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행추위 면접이 40여 일 동안 무려 다섯 차례나 진행됐지만 파행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20일에 열리는 여섯번째 행추위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19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수협은행장 선임은 생각보다 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입장을 짧게 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수협은행장 인선 파행 이유는 정부 측이 추천한 행추위원과 수협중앙회 추천 행추위원의 의견이 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추위원 5명 중 3명은 기획재정부 장관·금융위원장·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추천하고 나머지 2명은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하게 돼 있다. 수협은행 정관은 행추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은행장이 선출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느 한 쪽이 반대하면 사실상 은행장을 뽑을 수 없다.
정부 측과 수협중앙회 측이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과 강명석 상임이사를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원태 전 행장은 지난 12일자로 퇴임하면서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정부 측 지원 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행추위가 사실상 행장 선출을 다음 정권으로 미루고 시간벌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차기 정권에서 수협은행장 재재공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임기 끝나고 나온거다. 끝난 마당에 무슨 말을 하겠냐"며 말을 아꼈다. 이 전 행장은 1차 행장 공모에는 지원하지 않았지만, 2차 재공모에는 지원한 바 있다.
행추위는 1차 행장 공모에선 충분한 풀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진행된 2차 공모에선 최종 후보자에 대해 행추위원 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 행추위원은 "2차 재공모에선 적절한 후보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은 되는데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행추위 내에서 협의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의견이 모아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가장 적절한 행장 후보를 뽑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민주적 합의 과정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행추위원은 이어 행장 재재공모 가능성에 대해선 "행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금 얘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협은행은 지난 12일 이원태 전 행장 임기가 만료돼, 은행장 직무대행(정만화 비상임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