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하는 왕 예종(이선균). 예종은 자신을 보좌할 신입사관으로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이서(안재홍)를 임명한다. 하지만 이서는 매사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예종의 심기를 건든다. 그러던 어느 날 한양에 괴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예종은 이서와 함께 모든 과학적 지식과 견문을 총동원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친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코미디 버디물이다. 특히 이야기 중심인 임금이 두 발로 직접 사건을 찾아 나선다는 설정으로 출발, 흥미를 더했다. 여기에 예종의 비밀 구역, 조선판 잠수함인 잠항선 등 색다른 볼거리로 곳곳을 채웠다. 퀄리티 역시 기대 이상이다.
다만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면 식상한 느낌이 있다. 장르의 문법에 지나치게 충실한 탓이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 그간 봐왔던 작품들과 비슷한 전개 방식을 취한다. 단순하고 전형적이다. 더욱이 느닷없이 진지하거나 지나치게 친절해 때때로 고루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이선균, 안재홍이라는 무기가 있다. 무엇보다 현실감을 살린 두 배우의 열연이 인상 깊다. 이선균은 왕 캐릭터에 로맨틱 코미디 속 제 이미지를 투영했다. 시종일관 투덜거리고 버럭 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왕. 신선한 이선균은 아니지만, 신선한 캐릭터임은 확실하다. 안재홍 역시 특유의 어리바리한 매력으로 이서를 빚어냄으로써 극의 재미를 더했다. 팀플레이가 주는 재미야 말할 것도 없다.
허윤미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며, ‘코리아’(2012)를 연출한 문현성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