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12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검찰, 부실수사·제식구봐주기 논란 불가피
대선주자의 기소독점주의 철폐 등에 탄력?
[뉴스핌=이성웅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선은 자연스레 대선주자들이 내걸은 검찰개혁 공약으로 옮겨지는 형국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2일 "혐의내용에 관해 범죄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라며 검찰이 청구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보다 2달여 앞서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8개월동안 이렇다할 성과 없이 끝난 셈이다. 검찰은 부실 수사 비판은 물론 '제 식구 감싸기' 의심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어 검찰까지 우 전 수석을 구속하는 데 실패하자 검찰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내놓은 '검찰개혁론'에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이 자신의 비위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검찰 고위 간부들과 자주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조직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릴 전망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의 공약은 대부분 형사사건의 수사가 경찰에서 시작되는 점에 비해, 법적수사권은 검찰에 있는 현실에서 나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검찰에 집중돼 있어 검찰이 기소독점주의를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의 경우 이번 국정농단 사태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공약이다. 현직 대통령과 검사 출신 청와대 고위관료가 연루되면서 검찰의 '제 식구 봐주기'식 수사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발단은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처음 소환됐을 당시 팔짱을 끼고 웃으며 조사를 받던 모습이다.
다만, 이에 대해선 공수처가 또다른 권력기관이 될 우려도 존재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역시 개혁대상으로 검찰을 지목했다. 안 후보는 공수처 신설과 함께 기소배심원제 도입을 제안했다.
기소단계에서 국민 참여를 보장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나 권력형 비리 앞에서 약해지는 악습을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영장청구권의 주체를 경찰로 확대하자는 공약을 제안했다. 경찰에게 검찰의 권한을 나눠줌으로써 상호 견제가 가능토록 하자는 얘기다.
이밖에도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역시 공수처 신설을 검찰 개혁 공약으로 내세웠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