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납세자가 우크라이나에 관심 가질 이유?"
[뉴스핌=이영기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리아 문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등은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에 시리아 비호를 그만두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렉스 틸러슨 <사진=블룸버그통신> |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들이 현재 러시아와 미국과의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의 상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는 타락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백악관이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은폐하려 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FT는 풀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게 된다. 틸러슨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지를 두고는 아직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을 직접 만날지 아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국무장관 자리에 앉혀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했으나 양국관계는 현재 최악을 치닫고 있다.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및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의혹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러시아의 시리아 비호를 놓고 양국이 대립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에 대해 "미국 납세자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뭐냐"라고 질문해 유럽 외무장관들을 놀라게 했다.
역으로 이 질문은 오히려 유럽 관계자들을 안도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옛 소연방국인 우크라이나가 다시 러시아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용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틸러슨은 미국이 유럽과 함께 대 러시아 제재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고수해 왔다. 지난 일요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틸러슨은 "우크라이나와 크리미아 상황에 대한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따라서 러시아 제재는 이 문제가 다루어지기 전까지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틸러슨은 또 러시아를 행해 출발하는 날 "러시아가 미국 등 동맹국과 보조를 맞출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란, 헤즈볼라 무장세력을 끌어안을지 선택해야 한다"며 "러시아 정부가 아사드와 같은 믿을 수 없는 자와 협력하는 것은 러시아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