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북한 정권교체 목표 아니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러시아의 신경을 건드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주 러시아를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밀월 관계를 연출했던 양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이 패인 정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성이 공개한 시리아 공군기지 위성사진<사진=AP/뉴시스> |
1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1~12일 트럼프 내각에서 러시아를 첫 방문하는 틸러슨 장관과 회동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 시절부터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던 틸러슨 장관은 이번주 러시아에서 시리아 및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폭격으로 인해 차질이 발생한 셈이다.
이는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러시아를 순방할 때 종종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푸틴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에게 2013년 우정훈장을 수여할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리아 사태의 파장을 가늠케 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폭격에 대해 러시아 측은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근거가 없으며, 이번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관계에 깊은 균열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틸러슨 장관의 방러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틸러슨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전세계 지정학적 리스크를 눂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의 소극적인 움직임이 금지된 무기 사용을 부추기를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시리아 폭격이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틸러슨 장관은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일 뿐 정권 교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