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서울 채권시장이 10일 약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가 우리나라를 향해 이동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 이에 불안감이 고조되며 채권 금리는 전 만기 구간에서 5bp 내외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지난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9만3400t급).<사진=뉴시스> |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3bp오른 1.723%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6.3bp오른 2.253%, 20년물은 6.9% 오른 2.352%로 마감했다. 30년물 금리는 2.378%로 전 거래일 대비 5.9bp 올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채권금리 상승을 반영해 약세로 장을 열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가 올해 후반 연방준비제도의 자산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약세 출발한 국내 채권시장은 장중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가 입찰결과를 확인한 후 일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후 대북리스크로 관심이 쏠리면서 금리 상승 폭을 키웠다.
호주로 향하고 있던 칼빈슨호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한반도로 이동 중이라는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움츠러들었다. 그간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북핵도발이나 탄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미국이 먼저 항공모함을 움직이는 등 적극 대응하자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이 위축된 모습이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유입돼 시장이 약세를이었다는 평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말간 미국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레벨 부담도 있는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기 보단 원화자산 회피로 이어지면서 금리 상승 폭을 키웠다”며 “현물쪽에서 외국인들의 청산은 안 나오고 있고 선물위주로만 매도를 하고 있는데, 일단은 지켜보자는 쪽으로 시장심리가 기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투심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달러/원 환율도 크게 급등하지 않는 등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긴 하나 13일 김정은 5주년, 15일 김일성 생일 등 일정이 이어져서 내일 당장 투심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당분간 관망세를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