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직력', 安 '드림팀'이 조각 우선순위
유능하고 안정적 정부 구성이 필수적 과제
[뉴스핌=조세훈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대선 후 꾸릴 내각에 대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지는 19대 대선 이후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즉각 정부를 꾸려야 한다. 따라서 당선 후 출발부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내각 구성 능력이 후보 검증의 주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넓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섀도우 캐비닛(Shadow Cabinet·예비 내각)'을 내세우는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파와 상관없이 '오픈 캐비닛(Open Cabinet)'을 통해 드림팀을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6일 오후 전남 무안군 목포대학교에서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인재 육성을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날 안철수 후보(오른쪽)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이언주 의원 국민의당 입당 환영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
유권자들은 유능하고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차기 정부의 필수적인 과제로 꼽는다. 갈수록 안보와 경제의 쌍끌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안보·경제 위기에 대처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 위해 차기 내각의 초안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후보는 매머드급 캠프를 토대로 철학과 정책 노선을 같이 하는 '섀도우 캐비닛'을 내세웠다. 그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상식과 정의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한 충분한 인재풀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국정을 운영할 사람도 정책도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 후보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참여하는 교수만 1000명이 넘는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들과 국정을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문 후보는 '헤드 헌터'가 돼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주축은 캠프 내 인사를 토대로 조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청문회 과정을 넘지 못해 정부의 공백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 미리 짜인 내각으로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도 지지부진해 질 수 있다. 협치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철수 후보는 이념과 지역, 정치세력 등을 뛰어넘어 실력 위주의 '오픈 캐비닛'을 만들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9일 "비록 상대방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전문가라면 집권 후 등용하겠다"며 드림팀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40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좁은 인재풀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오픈 캐비닛’의 강점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다 쉽게 통과될 수 있고 공동정부 구성도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각 정당이 합의하에 내각을 구성하기에 강도 높은 인사청문회로 차기정부 길들이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협치를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조건도 마련된다.
다만 정부의 정체성과 책임성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림팀은 구성했지만 정체성이 달라 정책 좌표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고 정책 실패시 책임 주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