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두산건설, 금융 이자비용 1년새 각각 43%, 35% 줄여
영업이익 개선도 영향..향후 시장 불투명해 부채 감축 우선
[뉴스핌=이동훈 기자] 부채 감축에 안간힘을 쓴 중견 건설사들이 작년 이자보상배율 개선을 이뤘다.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손에 쥔 현금은 주로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총 부채액을 줄여 이자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에서다. 아파트 주택, 건축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도 이자보상배율이 호전된 이유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라와 금호산업, 한신공영 등 중견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이 전년과 비교해 2배 안팎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이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이익으로 금융 비용조차 지급할 수 없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한라는 작년 이자보상배율 1.9배를 기록했다. 2015년 0.3배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연간 금융 이자비용을 2015년 910억원에서 작년엔 512억원으로 43.7% 줄였다.
두산건설은 작년 이자비용으로 974억원을 썼다. 전년 1505억원에서 35.2% 줄인 것. 이 회사는 작년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를 매각하고 받은 3000억원을 대부분 차입금을 갚는데 활용했다. 이런 영향으로 부채 규모는 2조8100억원에서 1조9600억원으로 줄었다.
한신공영은 연간 이자비용을 2015년 348억원에서 작년 201억원으로 줄였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은 159억원에서 151억원으로 계룡건설은 182억원에서 177억원으로 각각 축소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부채 감축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향후 건설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금융 이자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부채가 많을수록 기업 경영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또한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 규제로 주택분양을 위한 땅 매입이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신규 투자에 활용할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다. 지방 시장을 중심으로 주택경기가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 보유 땅과 비주력 계열사 매각한 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며 “건설업이 불투명해 신규 투자보다는 빛부터 줄이는 게 재무구조 개선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회사채와 은행 대출 이자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부채 감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