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추가 변수 따질 것" vs 산은 "회수율 등 이미 전달"
[뉴스핌=김연순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실사보고서를 오늘(3일) 시중은행 등에 전달한다. 시중은행들은 실사보고서를 꼼꼼히 따져본 후 채무재조정에 동의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3일 금융권 및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삼성KPMG가 작성한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늦어도 오늘 중 요약본 형식으로 시중은행들에 전달할 예정이다.
산은은 당초 지난주까지 시중은행으로부터 채무재조정에 동의한다는 확약서를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실사보고서 미제출'을 이유로 확약서 제출에 난색을 표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받지 못해 채무재조정 확약서 제출에 대해 판단을 못하고 있다"며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대우조선이 현실적으로 살아날지 아니면 또 추가로 1~2년 이내 부실화돼 추가 자금이 투입될 지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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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실사보고서가 확약서 제출 등 시중은행의 채무재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000억원 가운데 80%인 56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나머 지 20%는 만기를 5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또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를 하면 5억달러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RG)도 서주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근 수출입은행장이 내년까지 대우조선 부족자금이 5조원을 넘는다는 밝힌만큼 우리 입장에선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2~3년 뒤에 또 채무재조정과 추자자금 지원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각 은행마다 실사보고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실사보고서를 근거로 채무재조정 확약서 제출을 미루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회수율 등 은행 의사결정에 필요한 숫자 등은 감사보고서를 요약해 이미 제공한 상황"이라며 "실사보고서를 받아보면 그런 가정들이 적법하게 돼 있는지 도 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사보고서를 받지 못해 의사결정을 못한다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산은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무 재조정에 동의한다는 확약서를 오는 7일까지 제출받을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17일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 국민연금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편 시중은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손실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채권단 협의회에서 시중은행들은 산은에는 추가 감자를, 수은에는 영구채 발행 금리를 연 1%대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이 좀 더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고리로 양측간 추가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막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