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난감', 수은 "3% 영구채 금리도 시장금리보다 낮아"
[뉴스핌=김연순 기자] 시중은행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손실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시중은행의 추가 요구에 난감해하고 있다.
30일 금융당국 및 채권단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27일 열린 채권단 협의회에서 산은에는 추가 감자를, 수은에는 영구채 발행 금리를 연 1%대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이 좀 더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채무조정에 돌입하면 상환 유예되는 시중은행의 무담보채권 금리가 1%로 낮아지는 만큼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수은의 영구채 인수 금리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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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한 상태다. 이 중 산은이 3000억원, 수은이 1조3000억원을 들고 있다. 수은의 경우 출자전환은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자본확충 때도 수은은 영구채 1조원을 인수했다. 수은은 당시 연 3%의 금리로 대우조선 영구채를 인수했다. 영구채 발행 금리가 3%에서 1%대로 낮아지면 대우조선 입장에선 그만큼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수은은 지난해 3% 영구채 발행 금리도 시장금리보다 충분히 낮춘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작년 10년짜리 영구채 발행금리 결정 당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기업 특성 등을 감안해 3%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시장금리도 아니고 부실회사인 대우조선은 시장금리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추가 감자 요구에 대해서도 산은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차례 10대1 감자까지 단행하면서 신규자금 지원에 나섰는데 추가 감자는 무리한 요구라는 것.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추가 감자 요구는) 산업은행이 충분히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대우조선 살리겠다고 2조4000억원 신규자금 넣고 출자전환과 10대1 감자까지 했는데 추가적으로 감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000억원 가운데 80%인 56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는 만기를 5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또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를 하면 5억달러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RG)도 서주기로 했다.
다만 산은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무 재조정에 동의한다는 확약서를 이번주까지 제출받을 계획이었지만 다음주로 미루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이날 시중은행들에 채무 재조정 관련 확약서를 발송한다. 또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도 곧 전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내부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확약서 제출이 늦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