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EU) 차원의 900억 유로(약 153조원) 대출과 제20차 대러시아 제재를 원천 봉쇄하자 유럽의 주요국들이 일제히 헝가리를 강하게 비난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헝가리의 행태를 '정치적 사보타주(파괴행위)'라고 했다.
EU는 외교·안보 주요 현안 등을 결정할 때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필요로 한다.

EU 외교이사회(Foreign Affairs Council)는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대출과 제20차 대러 제재 방안을 의결하려 했지만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됐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드루즈바 송유관이 다시 가동에 들어가기 전에는 두 안건에 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시작해 우크라이나를 거쳐 헝가리·슬로바키아로 연결된다. 헝가리 등에 석유를 공급하는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지역 내 드루즈바 송유관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이 송유관의 보수에 적극 나서지 않아 석유 공급이 차단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군의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계속돼 보수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공격이 중단되면 즉시 보수와 송유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 직후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오늘은 우리가 러시아에 절대 보내고 싶지 않았던 메시지를 보내게 된 후퇴의 날"이라며 "이미 작년 12월에 합의된 대출안을 이제 와서 뒤집는 것은 EU 조약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헝가리 집권당은 피해자(우크라이나)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이를 4월 총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헝가리가 EU 전체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제20차 제재 패키지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반드시 이를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안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러시아의 우크리아나 전면 침공 4주년을 맞아 유럽은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헝가리는 에너지 안보를 핑계로 공동체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