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양 미룬 '디에이치 아너힐스' 유사 상황..시공사 "좀 더 지켜보겠다"
[뉴스핌=최주은 기자] 경기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주택분양 보증 권한을 갖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과천주공1단지가 책정한 일반분양가를 고분양가로 지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분양 보증 승인이 나지 않아 분양을 미뤘던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히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측은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에 대해 3.3㎡당 3300만원이 넘는 일반분양가 책정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UG는 지난달 31일 강남구와 서초구에 이어 송파·강동구와 경기 과천시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을 시행키로 했다. 과천 일대의 고분양가 사업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지정된 곳은 분양단지가 입주자 모집공고(분양승인)를 하는데 필수사항인 분양보증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3.3㎡당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평균분양가나 평균매맷값의 110%를 초과하면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해당 지역에서 입지, 가구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분양가나 최고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HUG의 이같은 결정은 대우건설이 과천주공1단지를 수주한지 5일만이다. 대우건설은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을 수주하면서 일반분양가를 3.3㎡당 331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분양단지인 지난해 5월 분양한 과천 과천주공 7-2단지(3.3㎡당 2760만원) 보다 20.0% 높은 수치다.
과천주공1단지 <뉴스핌 DB> |
경기도 과천시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포함되면서 분양가 산정에 있어 HUG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HUG 관계자는 “고분양가를 책정해 입주시점 시세가 분양가에 못 미칠 경우 미입주 사태가 발생해 주택시장 침체 시 HUG에 심각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금융위기 당시 유사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어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HUG의 지침에 과천 재건축단지 조합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변 시세에 따라 책정한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KB국민은행과 주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입주한 ‘래미안에코팰리스’(주공11)의 매맷값은 3.3㎡당 약 2900만원이다.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센트럴스위트’(주공7-2, 분양가 3.3㎡당2678만원)는 현재 프리미엄(웃돈)이 약 5000만~7000만원 붙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입지나 상품을 봤을 때 분양가가 적정하게 책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HUG의 분양승인과 분양가 등과 관련한 문제는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업팀에서 입지 등을 검토했을 때 3.3㎡당 3313만원의 일반분양가는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분양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 당시에도 HUG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시공사와 조합 역시 일반 분양가를 낮추지 않으면 과천주공1단지는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와 유사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지난해 7월 HUG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가 높다며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았다. 조합이 제시한 3.3㎡당 평균 4310만원이 강남구 평균 분양가격(3804만원)보다 13% 높고 개포주공2단지 분양가(3762만원)보다 14% 높았다는 게 이유다. 결국 조합은 분양가를 3.3㎡당 평균 4137만원으로 낮춰 분양 보증을 받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