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뜬눈으로 지샌 미수습자 가족…수습은 언제쯤
세월호 선체 육지운반 후 수습·수색 본격 시작될듯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옆면이 23일 오전 6시 20분 바다 위로 떠올랐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이후 1073일만이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
[뉴스핌=이보람 기자] 22일 세월호 본인양이 시작되면서 세월호 참사 1073일 만에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 밤을 지새우며 애를 태우고 있다.
미수습자 중 한 명인 단원고 2학년 조은화 양 아버지 조남성 씨는 참사 현장 인근에 머물며 딸을 기다렸다.
그는 "부모된 도리로 아이를 저기에 두고 떠날 수가 없지 않느냐"며 "날씨만 좋아지면 조만간 끝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월 기자와 만났을 때였다.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세월호 선체 인양이 시작됐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 본인양이 시작된 지난 22일 배를 타고 사고해역과 1.5km 떨어진 지점까지 나갔다. 하지만 육안으로는 인양 상황 확인이 어려웠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샐 수밖에 없었다.
해양수산부가 23일 오전 5시 37분 인양 작업 중인 잭킹바지선 사이로 떠오른 세월호 선체 윗부분 사진을 공개했다.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내 한숨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미수습자 9인 가족들 일부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진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함께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다른 실종자 가족들은 하나둘 팽목항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은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차가운 바닷속에 있을 자신의 가족을 '실종자' 대신 '미수습자'라고 불러달라고 언론 등에 요청하고 있다. 있을 것이란 확신에서다.
생계는 챙길 겨를도 없다. 이들은 사고 이후 팽목항에 세워진 컨테이너 박스에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생활하고 있다. 2~3평 규모 작은 공간에서 지낸다. 바닥은 딱딱하고 바깥 날씨는 컨테이너 안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화장실이나 샤워시설도 변변찮다.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 전부다. 식사는 '가족휴게소'란 명패가 붙어있는 컨테이너에서 함께 머무르는 다른 가족들과 해결한다. 국민들이 보내주는 쌀 등 식자재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팽목항에서 만난 또다른 미수습자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 박 씨는 수척해진 얼굴로 "여긴 아직 3년 전 그날에 머물러 있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토로했다.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는 "이제 정말 집에 가고 싶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당연히 해야한다. 하지만 저희가 무엇보다 가장 원하는 건 안에 있는 아이들을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오면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수색과 진상규명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수습자 단원고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왼쪽)와 아버지 허흥환 씨 <사진=뉴스핌 이보람 김범준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