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여부 놓고 정치권 옥신각신
인양방식·업체 선정에 우왕좌왕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온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준 세월호가 23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기간이 과연 3년이나 걸려야 했는지 정부와 국회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을 실시한 뒤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본인양을 진행하고 있다.
인양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수면 13m까지 선체를 인양하는데 이틀 이상 걸리고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는 작업도 6일이나 소요될 예정이다.
이후 목포 신항으로 옮겨 육상 거치하는 작업에도 약 5일이나 걸릴 예정이어서 앞으로 약 2주간 인양 작업이 이어진다.
◆ 무심한 정부·국회…과연 3년이나 필요했나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과 일반 국민들은 세월호를 인양하는데 과연 3년이나 걸려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나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너무 오래 걸렸다", "정부가 참 무능하다", "유가족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19차 촛불 집회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구명조끼 304개가 놓여져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이렇게 오래 시간이 걸린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통째로 인양할 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이 옥신각신하면서 1년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실제로 정부가 인양을 결정한 게 지난 2015년 4월 22일이다.
이후 정부가 인양업체를 선정하는데만 또 6개월 가까이 소요됐다. 정부가 상하이샐비지와 최종 계약을 맺은 게 2015년 8월4일이다.
이후 인양업체와 정부는 인양방식을 놓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고 파도가 잔잔한 소조기를 기다리면서 인양시기가 지체됐다.
◆ 1만톤급 여객선 통째 인양 유례 없어…인양방식 놓고 시행착오
하지만 정부는 무게가 1만톤에 달하는 대형 여객선 세월호를 인양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규모의 대형 여객선을 통째로 인양한 선례가 없고 팽목항 앞바다의 조류가 거세 부득이 소조기에 작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초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선박 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독'을 이용한 인양 방식을 제안했다. 선체 내부에 압축공기를 넣어 선체를 약간 들어 올린 뒤 선체 아래쪽에 철제 리프팅 빔(인양 받침대)을 설치하고 쇠줄을 연결해 1만 t급의 해상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문제는 선체 잔존 유 제거, 리프팅 빔 설치, 부력 확보 등 사전 정지작업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겨울이 되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해상 크레인을 이용한 인양은 불가능해졌다.
세월호가 23일 새벽 3시 45분경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뒤,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상하이샐비지는 지난해 11월 인양 방식을 탠덤리프팅 방식으로 변경했다. 해상 크레인 대신 재킹바지선 2대로 선체 아래에 설치된 리프팅 빔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가 좀 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더라면 최소한 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 국민들의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사회적인 대형 이슈가 불거진 것도 정부가 세월호 인양에 집중하기 힘든 요소로 작용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였지만, 일정이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세월호 선체가 육상에 완전히 거치될 때까지 남은 공정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