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스 전략가, 달러 강세 전망 오류 인정
[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미국 달러화가 지지선 아래로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 원화를 비롯한 주요 아시아 통화가 한동안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지난 21일 주요 6대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ollar Index)는 100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심리적 지지선인 100 이하에 머물러 있다. 달러는 올해 들어 이미 2%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월가 금융지 배런스(Barron's)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통화전략가 레이 패리스(Ray Farris)가 앞서 전망을 정정하고, 최근 달러화 약세 흐름 속에 아시아 통화가 올여름까지 그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 |
미국 달러화지수 동향 <자료=블룸버그통신> |
올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로 한국 원화는 7.2%, 호주달러가 6.2%, 타이완달러가 5.6%, 일본 엔화가 4.1% 각각 평가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도 0.8% 상승했다.
패리스 전략가는 "미 달러와 아시아 통화 간 환율에 대한 기존 전망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이 달러화 대비 G10 통화 간 환율을 끌어올린다(달러 강세)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통화가 평가절하(환율 상승)될 것이란 기존의 예상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이다.
CS는 아시아 통화가 여름까지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의 배경으로 먼저 아시아 증시 흐름이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셰여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들어 14.5%가 올랐다. 중국 ETF와 인도 ETF는 각각 14.9% 및 14.8% 상승했다.
여기에 신흥 아시아국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도 2010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작용했다. 미 연준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속 아시아 증시로 몰려왔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들어 137억달러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5억 달러에 비해서 거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는 아시아 통화의 기초 여건(펀더멘탈)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패리스 CS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 태국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보였는데 이는 민간부문이 효과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면서 역사적으로 높은 실질 금리를 방어했고, 이를 통해서 국내자금의 해외유출을 방지하는 동시에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을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싱가포르 현 물가 흐름은 싱달러의 명목실효환율이 정책 밴드 상단에 거래될 거이며 4월에 통화정책 기조가 고수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패래스 전략가는 특히 "중국의 성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방어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매수-아시아 대리통화 매도 흐름을 차단하는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