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출 불확실성 상승 여파.."사무직 희망퇴직과 관련 없어"
[뉴스핌=전민준 기자] 한국지엠(대표이사 제임스 김)이 올해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1만대 정도 줄였다. 미국GM 본사의 유럽시장 철수에 따른 여파다. 수출대수는 31만1855대, 금액은 1조1500억원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세계시장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6.1% 줄인 31만1855대로 조정했다.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유럽시장에서 미국 GM이 철수한 여파다.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주력모델은 스파크(경차)와 올란도(소형SUV)다. 지난해 수출대수는 각각 4만대, 12만대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같은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국GM이 유럽 지역의 마지막 보루였던 자회사 오펠을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 매각하면서 한국지엠이 그 후폭풍을 맞게 된 것이다.
미국GM은 2013년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 이후 오펠을 통해 판매를 이어왔다.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 물량 역시 오펠을 통해 이뤄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오펠 매각은 확정됐지만 실제 인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PSA가 운영한다 해도 한국지엠 소형차를 구매해서 현지에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목표는 대외적인 상황을 반영해 정하지만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럽 수출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없다. 다만, 준중형 이하 차종이 주력인 한국지엠의 역할이 더 커져, 인력 확충 등이 이뤄질 가능성만 내부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오펠이 그동안 GM의 중소형 차종 개발을 담당해 왔던 만큼, 오펠의 이탈 이후 한국지엠이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지엠 홍보실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일단 연말까지 수출 추이를 지켜본 뒤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미국GM이 유럽 철수를 선언한 2013년 63만대에서 이듬해인 2014년 48만대로 급감했다. 2015년 46만대에 이어 지난해 42만대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국지엠의 수출 부진은 신흥국 등 세계 경기의 둔화 탓도 있지만 유럽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게 주요인이다.
지난해 유럽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지엠의 수출 감소는 국내 생산 위축을 가져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공교롭게 한국지엠은 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실시한다고 노조에 고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오펠 매각과 희망퇴직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며 "신형 크루즈 등 주력 모델 판매를 늘려 공장 가동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