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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은행vs증권, '주긴 싫고 갖곤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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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홍승훈 증권부장]  #장면1. 여의도 모 은행지점 PB 상담실. 부동산을 팔고 남은 2억원을 2년정도 굴릴 생각이다. 어떻게 할까.  "정기예금에 1억원 넣으세요. 금리는 1.6%. 나머지 1억원은 2%대 회사채와 노녹인 ELS(예상수익률 4% 안팎)에 나누세요". 그러면서 ELS(주가연계증권) 구조를 꼼꼼히 전한다. 이 PB는 증권사와 달리 ELS 중 위험성이 낮은 노녹인(no knock-in) 상품만 취급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상품 말고는 없나요? 요즘은 해외로 자산배분도 필요하다던데. 그랬더니 브라질국채, 금이나 달러ETF도 추천. 투자기간 대비 리스크 요인이 뭔지, 기대수익률은 어느정도인지 자세하고 쉬운 설명이 따른다. 해외펀드나 채권쪽을 물었더니 단호하다. 2년정도로는 변동성 리스크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부정적이다. 참고로 그는 지난해 해당은행 최우수 PB다.

#장면2. 여의도 모 증권지점 PB 상담실. 같은 질문을 했다. "해외주식과 채권펀드가 좋습니다". 해당국가별 시장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해외주식펀드를 추천한다. 해외채권으로는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미국채권펀드와 브라질국채를 권한다. 1억5000만원 기준 1억원은 해외채권에, 5000만원은 해외주식 투자가 괜찮단다. 물론 관련상품의 수익구조와 해당국가의 경기, 금리전망 등 구체적인 설명도 곁들인다. 베트남과 중국내 중장기 전망이 좋은 개별주식 팁은 덤이다. 정기예금 등 확실한 안전자산 투자 얘길 슬쩍 꺼냈는데 스쳐 지나간다. 다소 공격적이란 기분은 들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PB의 내공은 느껴진다.

두 사람 모두 베테랑 PB다. 하지만 동일한 질문에 대한 솔루션은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누가 낫고 누가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은행과 증권간 투자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다른 해법이라고 보면 된다. 은행원은 아무리 하이리스크 상품을 취급하라고 해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반대로 증권맨은 리스크가 없는 상품을 아무리 요구해도 여간해선 안한다. 금융 문화, 즉 DNA 차이다.

대개 은행 PB들은 디테일한 개별 종목이나 글로벌 정치, 경제분석에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고객의 '자산배분'에 무게를 둔다. 투자보단 '관리', 위험보단 '안전'을 중시한다. 반면 증권은 은행에 비해 숏텀한 경기나 주식전망을 잘 본다. 다만 국내외 현물주식과 펀드에 대한 전문성은 있지만 포트폴리오의 상당부분이 주식 혹은 주식관련 상품에 집중되는 약점이 있다.

뜬금없이 PB 얘길 꺼낸 것은 요즘 은행과 금융투자업계간 벌어진 업무영역 갈등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다. 은행은 증권영역인 신탁과 투자업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 하고, 증권은 은행의 지급결제와 환전업무를 요구한다. 한마디로 각자의 고유업무에 대한 밥그릇 싸움이다. 요즘같이 새로운 먹거리가 없는 시장에서 하나라도 더 빼앗고, 덜 빼앗기려는 기싸움이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결론은 어떻게 날까.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 풀어주는 게 맞고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질이 고객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스템이 투자자에 보다 유리하고 효율적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그런 면에서 보면 황영기의 '기울어진 운동장론'보단 하영구의 '종합운동장론'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금처럼 업계 논리로 접근해선 해결도 힘들고 최선도 아니다. 각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이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건 아니지만 좀 더 큰 틀의 접근이 필요하다. 더욱이 은행권 단결을 통한 일관된 주장과 당국 지원, 금융투자업계의 다소 분열된 주장과 어설픈 공조 관행을 감안하면 이 싸움의 승자는 결국 은행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은행과 증권간 업무영역은 교차점이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영역 자체가 갈수록 혼재될 수밖에 없다. 계좌이동은 더 자유로워질 것이고 펀드 역시 여기저기 옮겨다닐 것이다. 결국 어느 회사가 상품 경쟁력을 갖췄느냐가 중요해진다. 금융회사 임직원과 PB들의 차별화된 금융 수준이 요구되는 이유다. 금융회사는 타사보다 잘 할 수 있고, 잘 하는 것에 집중을 해야 살아남는다. 그렇게 되면 예컨대 요즘 가장 민감한 이슈인 불특정금전신탁, 즉 펀드와 유사한 상품을 은행이 취급하더라도 상당부분을 운용사에 위탁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은행과 증권이 내놓는 상품의 리스크 구조가 달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으면 그만이다. 잠시 후폭풍은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금투업계 역시 진정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구글 회장을 지낸 에릭슈미트는 그의 저서 '새로운 디지털시대'에서 10년~20년뒤 사라질 직업으로 보험업자, 은행 신규구좌 개설담당자, 증권사 일반사무원, 융자담당자, 은행창구담당자 등을 꼽았다. 결국 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살아 남지 못하는 시대다.

전제는 있다. 정부의 은행 중심의 금융정책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한국의 금융과 자본시장 방향에 대한 큰 틀의 고민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자본과 신용도, 채널 경쟁력에서 체급이 전혀 다른 은행과 증권을 같은 링에서 싸우게 하면 자칫 기껏 레벨업해 놓은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공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 타이밍과 전략을 신중하게 짜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은행 역시 고객에 판매한 상품에 대한 수익률에 대한 전면적 공개가 필요하다. 증권이나 자산운용사와는 달리 은행은 고객수익률에 대한 좀처럼 공개를 하지 않는다. 조직 내부에선 특정상품별로 고객수익률이 나오지만 그룹핑을 하지 않는다. 이걸 오픈해 고객들 투자판단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요즘 투자자들 생각보다 참 스마트하다. 며칠전 내가 사는 서민 동네. 평범한 옷차림의 70세 전후 할머니가 길을 걸어가며 전화통화하던 몇가지 단어가 떠오른다. "인플레이션인데 채권투자는 아닌 것 같다. 금리가..." 스쳐 지나가다보니 그 분의 뒷말은 못들었지만 정말 놀라운 일 아닌가.

 

[뉴스핌 Newspim] 홍승훈 증권부장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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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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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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