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인력 변동 적고 독립적 의사결정 장점
증권사도 PE를 CEO직속이나 분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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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한송 기자] 주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팔아 고수익을 노리는 프라이빗에쿼티(PE). 증권사들도 투자 영역을 넓히기 위해 PE사업에 뛰어들거나 본부를 확대하고 있지만 재무적투자자(LP)들은 여전히 독립계 PE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 역시 PE부문을 분사하거나, CEO직속으로 두는 등 내부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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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김학선 사진기자> |
27일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이달 초 블라인드펀드 운용을 위탁할 국내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8곳을 선정했다. VC에 400억원, PEF에 800억원등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PEF운용사는 아주IB(300억원), SG PE(300억원), 프랙시스캐피탈(200억원) 등 3곳, VC운용사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100억원), KTB네트워크(100억원), 네오플럭스(10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50억원), 메디치인베스트먼트(50억원) 5곳이다.
모두 독립계 운용사로 증권사 인하우스 PE는 찾아볼 수가 없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증권사 PE의 제안도 있었지만 정성 및 정량 평가 등에서 독립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독립계의 경우 증권사 PE에 비해 운용인력 교체가 덜하고 무엇보다 실적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독립계PE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증권사 인하우스 PE를 거쳐 전업 투자회사로 자리를 옮긴 운용역 역시 같은 문제점을 제기한다. PE의 경우 최소 6~7년은 돼야 손익분기(BEP)를 맞출 수 있어 투자 기간이 다소 길다. 이런 까닭에 회사 사정에 따라 인력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증권사 PE 선호도는 떨어진다는 것.
증권사 인하우스 출신 A 운용역은 "LP들은 주로 해당 운용 인력을 보고 투자하는 데 증권사의 경우 순환보직 등으로 운용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거기다 성과 체계면에서도 조직이 큰 탓에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기 어려워 동기 부여가 약해지고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있다"고 귀띔했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독립계 B 운용역은 "증권사는 조직이 크다보니 운용 인력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거나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며 "1년 단위로 부서별 실적평가를 받는 등 수익의 평가기간이 짧은 편이라 펀드 관리 외에도 뭔가를 해야하고 이 때문에 LP들 사이에 수익률이 미진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감이 있다. 한때 증권사 인하우스 PE들이 분사를 시도했던 것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PE 관계자는 "실제 자금을 유치하러 가면 어디에 종속돼 있는지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곤 한다"며 "독립성을 갖춰야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인식이 있어 인하우스 내에서도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직제를 개편하는 등 독립계PE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 초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직제 개편을 통해 PE부문을 투자은행(IB)본부에서 별도 CEO직속 조직으로 개편했으며 향후 실적 뒷받침이 된 후에는 분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신PE와 유진PE는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인하우스에서 별도 자회사로 분사하기도 했다.
앞선 A 운용역은 "요즘에는 금융사나 증권사도 이 부분에 대한 학습이 돼 있어서 인원 변동성이 적고 성과보상 체계가 확실하다는 점을 이해시켜 블라인드펀드 물량을 받아가기 시작했다"며 "인하우스 PE의 경우 지점도 있고 거래 기업도 많아서 커버리지가 광범위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