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구체성 결여 시 조정 빌미 될 수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숨고르기에 들어간 뉴욕증시는 오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 인하부터 규제 완화까지 주요 공약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국정연설이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또 한 차례 부채질하거나 정책 이행에 대한 세부안 부족으로 큰 폭의 조정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 주가 향방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블룸버그> |
일부에서는 증시가 일정한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트럼프 국정연설 먹을거리 내놓을까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의회에서 오바마 케어와 무역, 세금 인하 등 핵심적인 정책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밝힌 내용에서 구체성이 얼마나 추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기 부양 기대로 ‘사자’에 무게를 실었던 투자자들이 이제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등 공약에 대한 세부적인 시점과 개혁 폭 등 한 걸음 진전된 주가 촉매제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의회의 승인 속도 사이에 간극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돌리는 요인 중 하나다.
마이클 마토섹 US 글로벌 인베스터스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주식시장에 상승 탄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이 따르지 않을 경우 실망감에 따른 하락 압박이 번질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연설 이후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섹터와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바마 케어 폐지와 관련된 헬스케어 섹터와 멕시코 무역과 연계된 자동차 섹터 등 개별 종목별로 주가 움직임이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환경 및 금융을 주축으로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우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다음주 증시는 워싱턴발 변동성에 시달릴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 3월 금리인상 힌트 잡아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필두로 정책자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다음주 발표되는 굵직한 경제 지표와 정책위원들의 발언도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내달 3일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된 한편 같은 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의견을 제시한다.
이에 앞서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 시티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주중 연이어 통화 정책자들의 연설이 이어진다.
국채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30%를 밑도는 상황. 최근 정책자들 사이에 매파 발언이 연이어 나온 만큼 3월 회의를 2주 앞둔 연설이 주식과 채권시장 움직임에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7일 발표되는 내구재 주문과 28일 나오는 4분기 GDP 성장률, 내달 2일로 예정된 소비자 지출과 건설 지출, 공급관리자협회(ISM) 및 마킷의 제조업 지표까지 굵직한 데이터가 3월 연준의 결정을 둘러싼 투자자 심리를 쥐락펴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 제프리스 그룹은 내달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고, BNP파리바와 JP모간, 미즈호 증권은 5월을 점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드은 내달 1일 공개되는 민간 소비 지표를 통해 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목표 수준에 이른 사실이 확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