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말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드러냈다. 약세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완만한 내림세를 보인 뒤 막판 강보합권으로 고개를 들며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주의정치행동주의(CPAC) 연례 행사에서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 주가 랠리에 불을 당긴 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44포인트(0.05%) 완만하게 오른 2만821.76을 기록해 11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도 3.53포인트(0.15%) 상승한 2367.34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는 9.80포인트(0.17%) 오른 5845.31에 마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CPAC 연설에서 전폭적인 세금 인하와 75%에 이르는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또 멕시코 국경 지역의 장벽 건설을 조만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규제 완화를 위한 TF팀 구성 행정명령에 서명해 본격적인 공약 이행에 착수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인 세부안과 실제 정책 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 기대를 타고 오른 주가가 정작 ‘뉴스’에 떨어지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 금융주가 가파르게 떨어졌고, 에너지 종목 역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 2주 가량 주가가 단기 급등한 데 따라 당분간 조정이 나타날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이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고, 장기 투자자들의 경우 차익을 실현해 주식 비중을 낮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오바마 케어 등 특정 섹터의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국정 연설 발언이 정책 이행으로 직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세금 인하나 오바마 케어 폐지, 규제 완화 등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사안들을 언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 슈왑 파생 부문 부대표는 “최고치 랠리를 펼쳤던 주가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과격한 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에 비해 3.7% 늘어나며 55만5000건을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57만건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6.3으로 최종 집계돼 잠정치인 95.7과 시장 예상치인 96을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1.5% 내렸고, JP모간이 1% 이내로 떨어지는 등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가 0.8% 하락한 가운데 엑손 모빌과 셰브런은 장중 하락 압박을 받은 뒤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방카 브랜드의 퇴출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쓴소리를 들었던 노드스트롬은 4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5.7% 랠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