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카페에서 사람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인영(윤진서)은 그곳에서 자주 마주치는 희수(오지호)가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희수는 인영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두 사람은 카페에서만 만나 비밀을 나누는 커피메이트가 되기로 한다. 희수와 인영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숨 막히는 현실로부터 자유를 느끼지만, 이내 미묘한 감정의 폭풍에 휩싸인다.
영화 ‘커피메이트’는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어른들의 연애를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카페라는 한정적 공간에서 이뤄진다는 것, 그리고 오로지 대화로만 감정을 교류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다. 진한 스킨십보다 뜨거운 대화, 그 정신적 교감이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를 보여준다. 상당히 실험적이다.
하지만 실험적이라고 해서, 그들의 사랑이 플라토닉이라고 해서 불륜을 미화할 수는 없다. 위로, 이해, 일탈이라는 단어로 포장했지만, 결국 ‘커피메이트’의 큰 줄기는 욕정을 참는 불륜 남녀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둘 만의 언어를 공유하고 편지를 주고받고 게임을 하는 등의 정서적 행동 역시 관계의 타당성을 위한 변명처럼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과거 회상이 시작되면서 최소한의 개연성마저 잃는다는 데 있다. 여자 친구의 동생과 몸을 섞고, 친구 아버지의 불륜을 쫓았다는 식의 대화. 느닷없이 시작되는 막장 드라마에 서사는 초점 없이 갈팡질팡하고 두 사람의 내레이션은 냉소와 오글거림을 오락가락한다.
반면 오랜만에 멜로로 돌아온 오지호는 신선하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드라마 ‘오 마이 금비’ 등을 통해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커피메이트’에서 가구 디자이너 희수를 연기, 사랑의 감정에 혼란을 겪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초록물고기’(1997)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한 이현하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3월1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스톰픽쳐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