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CJ, ‘회장 대가성’ 의혹…수사 연장 예의주시
재계 “‘특검 출신 검사’, 檢 복귀 뒤 고강도 수사할 것”
[뉴스핌=김기락 기자] 오는 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핵심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돈을 낸 대기업들의 수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당초 수사 일정상 삼성 외 대기업 수사를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 시 대기업의 ‘뇌물죄’ 수사를 하겠다고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 종료 7일을 남긴 21일, 대기업들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시킨 특검은 삼성 외에 대기업들도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기업은 삼성 외에도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SK, LG, 포스코 등 대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총 774억원(미르재단 486억원, K스포츠재단 288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기업별로는 삼성 20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CJ(13억원) 등 기업 규모에 맞춰 출연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로 종결된 듯 했으나 특검 수사 결과,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된 탓에 동일한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삼성의 뇌물공여 규모는 재단 출연금과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등을 포함한 433억원이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특검의) 수사 대상 14가지 중 미수사 부분 중심으로 하되, 다른 대기업 수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검 주변에선 대기업 가운데 SK와 롯데, CJ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지난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손경식 CJ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의 대가성 여부가 핵심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은 이후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사면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으며,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을 통해 사면사실을 전달한 적 있다”고 증언했다.
또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대가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해 월드타워 면세점 영업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4월 정부가 추가 면세점 사업권 선정에서 대기업 3곳을 결정하면서, 특허권을 재취득했기 때문이다.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의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와 관련,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2015년 11월 박 대통령과 독대에서 사면을 청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있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특검 출신의 검사들이 검찰에 복귀, 삼성 외 대기업들의 ‘뇌물죄’ 조사를 맡을 것으로 안다. 오히려 수사 강도가 더 세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며 “SK와 롯데, CJ 등은 회장 이슈여서 가장 긴장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상 수사기간 연장 신청은 수사 종료일 3일 전에 하도록 돼 있지만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검토 시간 등을 고려, 기간 연장 신청서를 지난 16일 제출했다. 황 대행은 수사 종료일 이전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